한나라당 당직자들이 22일 공식회의 석상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하는 농담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김병호 홍보위원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를 시작하면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느닷없이 "할 말이 있다"며 "시중에 노 대통령과 개구리가 닮은 점 다섯 가지에 대한 얘기가 돈다"고 말을 꺼냈다. 김 위원장은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 가끔 서글프게 운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나머지 두 가지가 생각나지 않는 듯 잠시 머뭇거리자 박주천 사무총장이 나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 생긴 게 똑 같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홍 총무는 손을 가로 저으며 "나중에 얘기하자"고 제지했다.
한 당직자는 회의가 끝난 후 "공식 회의에서 저질 발언으로 망신을 자초했다"고 힐난했다. 다른 당직자는 "주요당직자회의의 무게와 감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농담 경연장도 아니고…"라며 혀를 찼다.
한나라당은 또 참여정부 6개월을 4자성어 8개를 동원, 신랄하게 비판해 '감정적 정치공세'라는 뒷말을 낳았다.
대변인실은 '이보다 더 못할 수는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정부는 입만 열면 개혁을 부르짖지만 대통령 주변 비리가 수 없이 발생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제위기를 방치해 서민생활을 도탄지고(塗炭之苦)에 빠트렸고, 자의적 판단과 코드로 국정을 운영하는 오만방자(傲慢放恣)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코드만 중시하는 편중인사로 국정혼란을 유발하는 것"을 '자승자박'(自繩自縛)으로, "특정언론에 극심한 적개심을 표출하는 것"을 '피해망상'(被害妄想)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아마추어 외교로 북핵 사태를 악화시킨 점"을 '좌충우돌'(左衝右突)로, "정책실패와 무능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급락 시키는 것"을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오락가락 정책으로 교육을 황폐화하고, 원칙 없는 노동정책으로 경제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을 '교각살우'(矯角殺牛)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논평을 발표, "한나라당이 납득하기 어려운 말로 대통령을 비하한 것은 유감이며 국민 감정과 배치되는 부끄러운 언행은 삼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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