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5)씨와 자유시민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 30여명이 22일 강원 철원군의 구 조선노동당사 건물 앞에서 700여개의 라디오를 매단 대형 풍선 20여개를 북한으로 띄워 보내는 행사를 강행하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경찰의 제지로 풍선 날리기는 무산됐으나 이들의 행사는 우여곡절 끝에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중인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커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8·15 광복절 행사에서 인공기를 소각했던 회원들로 이날 오후 3시께 행사를 위해 철원에 도착했다. 그러나 노동당사 건물에서 남측으로 0.5㎞ 떨어진 철원읍 대마리에서 경찰의 제지를 받자 행사 허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폴러첸씨는 "몇 달 동안 국내외에 알려왔고 서구 언론들도 관심을 갖는 행사를 허락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내외신 기자들에게 라디오 20개가 달린 대형 풍선을 보여주려다 이를 경찰측에 빼앗기자 한때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이들은 2시간 뒤 철수했다.
행사를 준비한 신동철 목사는 "북한 선수단이 대회 참가하는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시위가 아닌 민간 행사일 뿐인데 정부에서 막을 법률이 있느냐"고 반발했다. 행사에 참가한 한 탈북자는 "라디오는 남북이 문화적 공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용한 물품인데 이를 보내는 행사를 공권력으로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48시간 이전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행사를 허가할 수 없다"며 "차후 신고를 할 경우 그때 다시 논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철원=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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