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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법원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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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법원 문이 열린다

입력
200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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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이르면 내년부터 다양한 국민 참여형 사법제도를 도입한다.일반 시민과 전문가가 재판에 참여하는 국민 참여형 사법제도는 "국민의 관점에서 이용하기 쉽고 알기 쉬운 사법제도를 지향한다"는 사법제도 개혁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 사법제도개혁본부(본부장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우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배심원과 비슷한 재판원을 두기로 했다. 사형이나 무기징역,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에 해당하는 중요 형사재판에 해당 법원 관할 지역 유권자 가운데 무작위로 뽑은 사람들을 재판원으로 참가시키는 제도다. 재판원은 증인과 피고인에게 진술을 요구할 수 있는 질문권을 갖고 판사와 함께 심리하며 유·무죄 판단과 형량 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판사가 법률 비전문가인 재판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쟁점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법원과 국민의 거리감을 줄여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해고나 임금 체불 등 급증하는 노사분쟁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판사와 노사 양측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노동심판제도 신설한다. 판사, 사측 전문위원, 노측 전문위원 등 3인으로 구성된 합의체가 분쟁을 심리해 조정을 시도하고 조정이 실패할 경우 직권으로 결정을 내린다.

결정은 재판상의 화해·판결과 같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며 어느 쪽에서 불복할 경우 정식 재판을 진행한다. "법원이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노사 현장을 모른다"는 노사 양측의 지적을 수용해 정식 재판과 민사조정의 중간 형태를 마련한 것이다.

변호사가 민사·가사 조정사건에서 판사역을 맡는 비상근 재판관 제도도 시행할 예정이다. 금전 분쟁, 이혼 등 폭증하는 조정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판사의 부담을 덜어주고 소비자금융 사건 등 복잡해지는 분쟁조정에 변호사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전국 2개 지방재판소, 2개 가사재판소, 7개 간이재판소에 먼저 30명을 임명해 운용한 뒤 100명선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변호사를 판사로 임용하는 관행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1년 사법제도개혁추진법을 공포한 뒤 내각에 설치한 추진본부가 최고재판소(대법원)와 변호사연합회 등의 의견을 모아 마련한 새 제도들을 담은 법안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또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법과대학원(로스쿨) 설립을 내년부터 허용했으며 이미 문부과학성이 설립 신청 학교들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다. 2∼3년간 실무 중심의 법과대학원 과정을 마친 졸업생 중 70∼80%가 새로운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법조인 양성·선발 제도가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한 해에 1,000명선인 사법시험 합격자수가 2010년께는 3,000명선으로 늘어나고, 현재 2만여명인 법조인수는 2018년에는 5만여명 규모가 된다. 비싼 법률서비스 비용을 줄여 국민이 손쉽게 사법제도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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