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경찰서는 22일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여교사 간호사 등 20대 여성 10명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장모(31)씨 등 2명에 대해 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지난달 18일 오후 8시께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이모(25·여·학원강사)씨를 선릉역 근처로 불러낸 뒤 양재동 야산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신용카드를 빼앗아 330만원을 인출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 등은 최근 한달 동안 초등학교 여교사, 간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10명을 같은 수법으로 납치해 2,000만원을 뜯어내고, 성행위 장면을 사진으로 촬영,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부유층 출신인 장씨는 1995년 뉴욕대 사진학과에 유학을 다녀온 뒤 98년 부산에서 대형사진관을 열어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장씨는 2000년 사진촬영중 폭설을 만나 인근 강원랜드에서 심심풀이로 도박을 했다가 무려 3,500만원을 잃은 뒤 도박증에 빠졌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며 친구와 친척에게 돈을 빌려 마카오 필리핀 등으로 원정도박을 가 13억원을 잃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01년 부인과 이혼했고, 아버지는 화병으로 숨졌다. 장씨는 1월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투신자살을 기도했다 나뭇가지에 걸려 목숨을 건졌다.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던 장씨는 6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공범 정모(33)씨의 제안에 넘어가 고급 승용차를 훔친 뒤 회계사로 행세하며 여성들을 유인해 범행을 저지르다가 피해 여성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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