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안 통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는 일이 없도록 도와야죠"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인도식품점 '타지마할'은 한국에 살고 있는 인도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인들에게 사랑방 같은 곳이다. 7, 8평 남짓한 이 가게의 주인 김민관(36·본명 아스라프 알리)씨는 방문객들에게 한국 생활에 대한 안내와 조언을 하는 데에 더 열심이다. 방글라데시인으로 1995년 7월부터 원단 무역업을 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김씨는 2년 뒤 영어를 가르치면서 만난 최인화(33·여)씨와 결혼했으며, 99년 한국인으로 정식 귀화했다.한국인이 된 뒤부터 김씨는 검찰이나 경찰에서 조사 받는 외국인을 통역하는 가욋일을 맡게 됐다. 방글라데시 조근나트대를 졸업한 그는 무역업을 하면서 인도어, 파키스탄어,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어 등 5개 국어를 배워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맡은 첫 사건은 뜻밖에도 중국에서 마약 1㎏을 밀수한 방글라데시인에 대한 사건이었다. 김씨는 그 뒤부터 방글라데시 관련 사건이 있을 때마다 경찰들의 부름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그의 기억에 가장 생생하게 남는 사건 역시 한국인 등에게 폭행을 당하고 돈을 빼앗긴 한 방글라데시인을 도운 일이다. 당시 사건을 회고한 김씨는 "나의 도움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양측이 서로 합의하면서 일이 잘 풀렸다"라고 말했다.
/차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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