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동포 여성들을 노숙자나 정신지체 장애인, 독거 노인 등과 위장결혼토록해 국내에 취업시켜주고 거액의 알선료를 챙긴 브로커들이 경찰에 적발됐다.경찰청 외사 3과는 22일 재중동포 여성들을 입국시키려고 한국 남성들과 위장 결혼을 시킨 브로커 김모(43), 최모(31·여)씨 등 5명을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 등 혐의로 구속하고, 중국측 브로커 정모(52)씨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과 위장 결혼을 한 것처럼 신고한 노숙자 윤모(44)씨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브로커 김씨 등은 2001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수원, 대전 등에서 노숙자, 정신지체 장애인, 독거노인 등 이혼한 저소득층에게 "위장 결혼을 해주면 공짜 중국여행은 물론, 사례비 300만∼500만원을 주겠다"며 접근했다.
공짜 해외여행에 생활비까지 벌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한 노숙자들은 호적등본과 사진 등을 지참한 채 브로커와 함께 3∼5명씩 중국을 오가며 중국과 한국에서 차례로 혼인신고를 했다. 한국 남성들은 재중동포 여성들을 자신의 호적에 올린 뒤 혼인신고서와 초청장을 중국에 보내기도 했다. 현지 브로커들에게 1,000만∼1,800만원을 주고 국내에 입국한 재중동포 여성들은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외국인 등록증을 받자마자 위장 결혼한 남자와 헤어져 식당 종업원 등으로 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브로커들은 재중동포들이 성공리에 국내에 입국하면, 노숙자들에게 약속했던 사례비 절반을 가로챘다"며 "브로커들에 속아 위장결혼을 한 한국인이 수백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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