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와 패기의 상징이었던 육·해·공군사관학교 체육대회가 '교내 운동회'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자 군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22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군의 날 행사의 하나로 열리는 올해 '3사 체전'이 10월 2∼4일 육사에서 조촐하게 열린다. 참가 대상도 각군 4학년 생도로 제한되고, 축구, 농구 등은 학교간 대항전이지만 럭비, 줄다리기, 미니축구는 '3군 통합팀'으로 치러 승부보다는 화합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국방부는 "국민의 관심 저하, 예산 부족, 동대문운동장의 주차장 전환과 생도들의 수업 지장 등을 모두 고려해 축소했다"고 밝혔다.
1954년 시작된 3사 체전은 그간 몇 차례 부침을 겪었다. 생도 전원이 효창운동장에 모여 카드섹션 응원전과 함께 승부 위주의 대항전을 펼쳤던 87년까지가 전성기. 그러나 과열경쟁과 비사관학교 출신과의 위화감, 올림픽 개최에 따른 시설 제한 등 어려움이 겹쳐지면 88∼93년에는 각 학교를 순회하는 행사로 축소됐고 94∼98년에는 학년별 상호 친선방문으로 규모가 더욱 줄어들었다.
그러다 장성 출신들의 단체인 성우회 등의 부활 요청과 월드컵 붐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돼 3사 체전은 99년부터 지난 해까지 동대문운동장으로 무대를 옮겼으나, 올해 다시 교내로 '복귀'하는 신세가 됐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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