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梁吉承)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몰래카메라'를 제작, 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전 청주지검 김도훈(金度勳·37) 검사 변호인측이 22일 키스나이트클럽 실소유주 이원호(50)씨 수사 과정에서 검찰 간부의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 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관련기사 A2면
김 전 검사의 변호인단은 이날 "김 전 검사가 이씨의 살인교사 혐의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내부 압력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있다"며 "이는 김 전 검사의 자술서와 메모 형식의 사건수사 일지"라고 밝혔다. 이 자료에는 이씨의 살인교사 혐의와 관련된 내사 과정과 단서, 내부 압력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변호인단은 "6월20일 김 전 검사가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를 우선 갈취교사 혐의로 긴급체포하기 위해 지검 수뇌부에 보고한 뒤 준비를 했으나 윗선에서 막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 "7월1일에는 수사 지휘선상에 있지 않은 모 부장검사가 김 전 검사를 자기방으로 불러 1시간 동안 욕설을 퍼부으며 '14년 전 살인사건을 깡패 말만 믿고 조사하느냐'고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검 감찰부(유성수·柳聖秀 검사장)는 "감찰 초기 김 전 검사로부터 임의제출받아 검증을 마친 것으로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검사가 개인 컴퓨터에 기록한 일지 형식의 메모를 기본 토대로 감찰을 진행했다"며 "메모에 적힌 모든 사실에 대해 검증을 거친 결과 사실 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지검은 이날 오후 양 전 실장을 소환, 4월과 6월28일 두 차례 이씨를 만나게 된 경위와 금품수수 여부, 이씨의 청탁여부 등을 집중 조사한 뒤 오후 10시께 돌려보냈다. 검찰은 또 이씨와 향응에 참석했던 민주당 전 충북도 부지부장 김모(57)씨, 김 전 검사, 홍모(43)씨 등을 다시 불러 보강수사를 벌였으며 필요하면 양씨를 재소환해 대질신문도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양씨와 이씨에 대한 계좌추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실장은 이날 "이씨가 억울하게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말만 했을 뿐 수사 무마에 관한 청탁이나 금품을 제공한 일은 없으며 따라서 영향력을 행사한 일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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