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북핵 6자 회담은 회의진행 방식에 관해 대체적으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머리를 맞댔던 4자 회담(1997∼99)을 준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회담 형식이나 의제별 논의방식 등은 회담을 마칠 때까지 '진행형'이 될 전망이어서 여전히 가변적이다.외교부 당국자는 21일 "만나기 어려운 국가들이 우여곡절 끝에 모이는 것인 만큼 통상적 회의처럼 사전에 잘 정비될 수는 없다"면서 "전체가 만난 뒤에야 그룹별, 레벨별 접촉 가능성 여부 등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진행과 함께 구체적인 틀도 만들어 나간다는 것으로 회담 전날인 26일에 비공식 만찬 등 접촉이 벌어지면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회담의 기본 뼈대는 참가국이 먼저 각자의 관심사를 밝힌 뒤 논의를 벌였던 4자 회담의 방식이다. 회담 첫날인 27일은 오전 3개국, 오후 3개국의 기조발제로 마무리된다. 참가국이 모두 자국어로 발언을 하기로 해 통역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측 대표가 한두 문장을 말하면 북한을 제외한 다른 나라 한국어 통역 요원이 자국 대표에게 전달해주는 식으로, 참가국 모두 4개 언어별 통역요원을 대동한다. 회담의 민감한 성격을 감안, 전달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참가국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다.
28일에는 기조연설에 대해 참가국이 의견을 개진하고, 토의가 이어지며 29일에는 공동보도문 발표나 차기 회담 개최 여부 및 일정을 논의하게 된다. 회담 기간 북미, 북일, 남북 등 양자 접촉도 병행된다.
회담 장소는 4월 북미중 3자 회담이 열렸던 댜오위타이(釣魚臺) 내의 팡페이위앤(芳菲苑)으로, 회담장에는 참가국 수에 맞춰 테이블이 6각형 모양으로 배열된다. 주최국인 중국을 기준으로 영문 표기에 따라 북한(DPRK), 일본(Japan), 한국(ROK), 러시아(Russia), 미국(USA) 순으로 자리가 배치될 예정. 이는 북한의 옆이나 마주보는 자리를 꺼리는 미국의 의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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