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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요리·의술 발휘 설레요"/MBC 창사특집 50부작 사극 "대장금" 이 영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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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요리·의술 발휘 설레요"/MBC 창사특집 50부작 사극 "대장금" 이 영 애

입력
2003.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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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환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본다." "좋아. 다음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 우울하게는 하지 말고." "이번에는 대사를 넣어서 간다."장대비가 쏟아진 20일 오전, 경기 양주 MBC문화동산의 사극 오픈세트. 9월 15일 첫 방송하는 MBC 창사 42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의 타이틀 촬영이 진행됐다.

초록 저고리에 푸른 치마를 차려 입고 머리를 곱게 빗어 붉은 댕기를 드린 이영애(32)가 이병훈 PD의 지시에 따라 갖가지 표정을 지어보였다. 끝으로 "너무도 참담한 현실에 눈물 짓는다"는 주문이 떨어졌다. 한 10초쯤 지났을까,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카메라를 향해 돌아선 이영애의 두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숨 죽이고 지켜보던 스태프와 취재진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와, 눈물 자판기 같군." 이날이 첫 촬영이라 잔뜩 긴장해있던 이영애는 칭찬이 쏟아지자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영애는 주인공인 의녀(醫女) 장금 역을 맡아 영화 '봄날은 간다' 이후 2년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드라마 출연은 SBS '불꽃' 이후 3년만이다. '대장금'을 복귀작으로 택한 이유는 뭘까. "그냥 느낌이 좋았어요. 허준 같은 성인(聖人)은 아니고, 성취욕이 강한 여자의 성공 스토리예요. 특히 사극은 연기자로서 많은 걸 배울 수 있고, 연극 같은 매력도 있지요."

그는 "1996년 사극 '서궁'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타이틀 롤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만큼 각오도 단단하다. 지난달에는 초반 16부까지 그려지는 수라간 나인 연기를 위해 궁중요리 전문가 한복려씨 밑에서 1주일 내내 수련을 받았다. "칼 쓰는 법, 나물 무치는 손놀림 등 기본과 신선로 등 궁중요리 몇가지를 배웠어요. 궁중요리는 재료 하나를 얹는데도 다 의미가 있어요. 임금님 수라상을 보면 그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다더군요." 그는 수련 과정을 비디오로 녹화해 집에서 틈 나는대로 보며 채썰기 나물 무치기 등을 연습하고 있다.

그러나 유약한 이미지에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 탓에 당찬 장금 역을 소화하기에 벅차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이런 우려에 대해 "이번 작품을 연기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답했다.

"연기자로서 꼭지점을 찍고 모든 걸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랄까요.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연기의 기본 자세부터 다지려 해요. 감독님께 대본 교습도 열심히 받고 있어요. 또 선후배 연기자들과 친해지려 노력하고 있어요. 드라마 잘 되는 일이라면 뭔들 못하겠어요?"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 "대장금" 어떤 드라마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임금의 '주치의' 노릇을 한 의녀 장금의 일대기를 그린 50부작 대하사극. 실록에 따르면 중종은 "내 병은 장금이 가장 잘 안다"며 어의를 제쳐두고 일개 의녀에게 건강 관리를 맡겼다. 대신들이 이에 반발하기도 했지만, 이름 앞에 '대(大)'자를 붙여 기록한 것을 보면 장금의 의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병훈 PD는 "4년 전 황수정이 의녀 예진아씨로 등장한 '허준'을 만든 뒤 의녀를 본격적으로 다뤄보리라 마음 먹고 사료를 뒤지다 장금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장금이 보양식에 조예가 깊었다"는 기록에 착안, 어머니의 뒤를 이어 수라간 나인이 된 장금이 음모에 휘말려 노비로 내쳐졌다가 다시 의녀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지어냈다.

그러나 스토리 라인이 허준과 엇비슷해 자칫 식상한 느낌을 줄 우려도 있다. 이 PD는 "수라간 나인, 내시 등 궁중 내 하층민들의 삶에 포커스를 맞추고, 초반에는 궁중요리의 진수를 선보이는 한편 의술도 부인병을 주로 다뤄 '허준'과 차별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금과 서로 사랑하는 선비 민정호 역에는 지진희, 일생의 라이벌 금영 역에는 홍리나가 캐스팅됐다. 이밖에 여운계 임현식 양미경 견미리 이희도 등 중견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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