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출장때 일이다. 정말 엄청나게 무더운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루룩 주루룩. 생각같아선 반바지에 런닝 하나만 입고 다녔으면하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비즈니스 때문에 정장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갖춰 입고 다녀야 했기에 더위는 감수 할 수 밖에..어느날 바지에 남방을 입고 호텔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입구에 한국사람 하나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순간 '저게 뭐야? 남자의 상체가 온통 문신 아냐!' 난 너무 놀라서 한참 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근데 이건 또 뭐야?' 자세히 보니 문신이 아니라 속이 훤히 비치는 브라운 남방속으로 희한한 문양의 칼라 런닝을 입고 있는게 아닌가.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비단 나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속이 훤히 비치는 셔츠에 용도가 의심스러운 마라톤 선수의 유니폼 같은 런닝을 입은 남성들을 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심지어 백화점에서 신사복을 판매하는 판매원들의 차림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여진다. 참 궁금한건 그들의 기대만큼 훤히 비치는 셔츠가 시원한가인데 아마도 절대 아닐 것이다. 그냥 오랜 습관처럼 자기도 모르게 입고있는 것 아닐까?
일주일동안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입는 옷은 단연 드레스 셔츠다.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인은 드레스 셔츠를 출근을 위해서 입는 일종의 작업복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대부분 아무 신경쓰지않고 입고 다니다 목이나 소매가 헤지면 또 비슷한 셔츠들을 사곤해서 무슨 앙드레김 옷장도 아니고 흰색의 고만고만한 셔츠들이 옷장을 차지하고 있는 형국.
아무리 스타일에 무신경한 남자라도 TV 드라마 '올인'의 이병헌이 입었던 칼라 모양이 조금 큰 은은한 체크무늬 셔츠를 보면서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한번씩은 했을 것이다. 정장에 타이를 매치하면 멋지고 세련된 모습으로, 타이를 풀면 감각있어 보이면서 캐주얼한 느낌으로 자켓을 벗고 단추를 풀면 섹시하기까지. 정말 여러가지 모습으로 표현되는 훌륭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직장인들이여, 이제 속이 훤히 비치는 흰색 셔츠에 이별의 키스를 보내자. 출근할 때 멋지게 입을 수 있고 퇴근후에도 타이를 풀면 직장인 티 안내고 바에서 와인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은은한 체크무늬 셔츠가 당신을 기다린다.
/LG 알베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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