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아직은 먼 南과 北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아직은 먼 南과 北

입력
2003.08.22 00:00
0 0

20일 저녁 대구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에 도착한 북한 미녀 응원단은 남쪽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부산 아시안 게임 때 선풍을 일으킨 북한 응원단에 비해 한결 세련된 옷차림과 활달한 모습은 어떻게 1년 사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마저 낳았다.흰색 개량한복 저고리와 짧은 검정 주름치마 차림부터 고전적이면서도 단아한 세련미가 넘쳤다. 광복 전후 여학생들을 떠올리게 하는 복장 만큼이나 구김살 없고 자연스런 미소는 '천연 미인'이란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이들은 남쪽 취재진의 질문에도 주저없이 응대, 남북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물론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은 우리가 오래 익숙한 경직된 면모도 드러냈다. 전극만 북한 선수단 총단장은 도착 성명에서 "예정된 날짜에 오지 못한 것은 민족의 단합을 해치는 일부 불순세력이 앞길에 빗장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북한 선수들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결같이 "조국통일을 위해 왔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또 '한국' 선수들을 만나 봤느냐는 질문에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다가, '남조선' 선수들을 만나봤느냐고 바꿔 물으면 일제히 반응을 보였다. 북한 취재진은 북한에 호의적 논조를 보인 특정 국내 언론사 기자들에게 "며칠 뒤 조용해지면 따로 만나서 편하게 얘기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은 남과 북의 벽이 두터움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세기를 넘는 세월동안 패인 분단의 골을 한 두차례 태풍처럼 휩쓸고 지나가는 '북한 신드롬'으로 모두 메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미녀 응원단이 1년 사이 크게 달라진 모습은 북한도 변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렇게 북이 변하고 우리도 함께 변해간다면 민족의 장래를 낙관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유명상 사회2부 차장대우ms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