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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신판 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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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신판 반역자

입력
2003.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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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과 캐나다가 정전 사태를 겪고 5,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고통을 받았다. 멀리서 그 소동을 보고 있는 우리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전력 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했단 말인가? 대통령 선거 때는 희한한 투표제도로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전력 시스템이다.그 대단한 미국조차도 절전을 외치고 있다는데, 1950년 2월 5일자 경향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목이 마르도록 외치고 있는 절전 운동을 뒤로, 특권을 기화로, 귀중한 전력을 남용타가 사직 손에 걸려든 철면피 신판 반역자가 있다. 지난 31일 경기도 경찰국 발표에 따르면 인천시내 관동방송국 인천출장소장 조 아무개는 출장소용에 특별 배전되어 있음을 기화로 부엌에, 목욕탕에 전기 호령기(呼鈴器) 심지어 침대까지도 작년 시월부터 불법장치로 호화롭게 사용타가 발각되어 경기도 경찰국 통신과에서 방금 엄중 문초를 받고 있다는데 이런 악질자에게는 극형으로 임함이 옳다고 시민들은 떠들고 있다.'

우리에겐 이런 시절도 있었다. 전력 수급만큼은 개발도상국을 방불케 하는 미국도 참조하는 것이 좋을 듯.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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