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격조 있는 두 작품이 눈에 띕니다. 수영장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기발한 착상과 재치 있는 카메라 기법으로 다룬 프랑수와 오종 감독의 '스위밍 풀'과 24시간 후면 감옥에 갇히게 될 마약거래상을 그린 스파이크 리 감독의 '25시'는 여러 모로 흥미를 끄는 작품입니다.프랑수와 오종 감독은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 '8명의 여인들'로 각광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엔 휴가철 외딴 수영장을 찾아 수상쩍은 두 여자의 갈등과 질투를 보여줍니다. 살인의 환상에 시달리는 추리작가 역의 샬롯 램플링 연기는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초반 지루하다 싶은 30분을 견딜 수만 있다면 감독과 흥미로운 상상력의 게임을 즐길 수 있으실 겁니다.
카메라를 통해 정치적 발언을 꾸준히 해온 문제적 감독 스파이크 리의 '25시'는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파이트 클럽'에서 광기 넘치는 연기를 펼쳤던 그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입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과 안나 파킨 등 인상적인 조연들의 연기 역시 나무랄 데가 없고요. 가까운 이의 밀고로 감옥에 가게 된 마약거래상이 입감을 앞둔 전날 친구들과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감독은 그들을 통해 겉치레뿐인 대도시의 삶, 인종 갈등으로 얼룩진 뉴욕의 삶을 짚습니다.
비위가 강한 분이라면 '데드 캠프'를 심야 극장에서 즐기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숲 속에 사는 식인마들의 외모가 너무 추해서 역겹긴 합니다만 이 영화를 보신 뒤에 숲으로 캠핑을 가시긴 어려울 겁니다. 참고로, 세 영화 모두 일년에 한 두번 극장을 찾는 관객에겐 적당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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