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할 일 많은 청춘의 시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병역 의무로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군복무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기 때문이다.나는 대학에 입학하자 2학년이 되면 입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졸업 전에 군 복무를 마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런데 인터넷 관련 사업을 하던 사촌 형이 병역특례 제도를 알려주었다. 형의 권유대로 병역특례를 받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일을 하다 보니 흥미를 느껴 군대를 대신하여 이 일을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때 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4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병역특례로 인터넷 벤처에 입사, 솔루션 개발팀에 소속돼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배우는 것은 아르바이트 때와는 달랐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새로운 기술을 알아야 했기 때문에 근무를 마치고 별도로 공부를 해야 했다. 기술 변화가 빠르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또 수십 명이 동시에 진행하는 개발 업무에 참여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은행이나 공공기관이 운영중인 거대한 전산 시스템을 접하며 시야를 넓혔다.
이 일을 시작한지 2년이 되었다. 그 동안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배운 것이 많았지만 사회생활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 동료들과 부대끼면서 책임감, 협동심, 리더십을 길렀고 갈등을 극복하는 요령을 터득했다. 그간 간과했던 나의 단점을 발견했고 개선했다. 시야가 넓어져서 업무 외적으로도 많은 것을 고려하면서 일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병역특례는 실무를 배우고 사회 경험을 쌓는 일석이조의 기회다. 만약 주변에서 누군가 군 복무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 않고 병역특례를 권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05년부터 병역특례를 줄인다고 한다. 현역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2005년 이후에는 석사이상의 학위를 소지해야만 병역특례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병역특례의 기회가 제한될 것이다. 군 복무는 젊은이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기도 한다. 단순히 현역 입영대상자를 늘리기 보다는 개개인의 능력과 개성을 살릴 기회를 제공할 대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김 형 균 고려대 컴퓨터학과4 포시에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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