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19일 밤 9시 15분께(이하 현지 시각) 버스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이 테러로 최소한 20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이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도심 도로를 달리던 만원 버스 안에서 갑자기 폭탄이 터졌다. 승객들은 피범벅이 된 채 튕겨 나가 길바닥에 나뒹굴렀으며, 사고 버스 옆을 지나던 또 다른 버스도 차체가 심하게 파손됐다. 경찰은 테러리스트가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테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6월 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동 평화안 이행에 합의한 이후 최대 규모이다. 특히 2000년 9월 팔레스타인인들이 2차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봉기)를 시작한 이후 100번째이자 최악의 자폭 테러로 기록됐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는 사건 발생 직후 AP 통신에 전화를 걸어 테러 공격을 자처했다. 무장단체 하마스도 헤브론 시내에 뿌린 전단에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최악의 테러로 그런 대로 풀려가던 중동 평화 과정이 중대 위기를 맞게 됐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사건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팔레스타인측과의 모든 접촉을 끊기로 했다. 특히 23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와 칼킬야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치안권을 넘겨주기로 한 계획을 유보하고, 20일 새벽부터 요르단강 서안 각 도시와 가자지구를 다시 봉쇄했다.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한시적 휴전 선언과 이스라엘측의 요르단강 서안 점령군 철수 조치 등으로 활기를 띠던 중동 평화 과정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평가했다. 2005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목표로 한 3단계 중동 평화안의 1단계가 팔레스타인측의 폭력 종식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내 이스라엘군 철수인데 이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미국은 바그다드 유엔 본부 차량폭탄 테러에 이어 이번 사건이 터지자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건을 "사악한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모든 테러조직을 제거하라고 촉구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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