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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 의혹 檢엔 칼 안댈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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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 의혹 檢엔 칼 안댈건가"

입력
200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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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몰래 카메라'는 김도훈 전 검사가 사실상 기획,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공모한 홍모(43)씨에게 몰카 촬영 방법을 알려주고 제보 언론사까지 지정해주는 등 이번 사건에서 '총감독' 역할을 했다.김 전 검사는 무엇 때문에 떳떳하지 못한 몰카에 유혹됐을까. 아직 몰카 제작 동기 부분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김 전 검사의 과잉 수사 의욕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 전 검사는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구속)씨 수사에 강한 집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홍씨의 대출부정 사건을 수사하다가 1989년 청주도심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이씨가 연루된 단서를 포착, 내사를 시작했다. 4월부터는 조세포탈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에 대한 경찰수사를 지휘하면서 이씨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김 전 검사는 이 과정에서 이씨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한 단서를 확보한 듯 하다.

그러나 이씨가 검찰 인사는 물론 정치권에까지 전방위 로비를 펼치며 빠져나가려 하자 이씨를 확실하게 옭아매기 위해 몰카라는 극약처방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전 검사는 한 부장검사를 지목하며 "검찰내부에 이씨 비호세력이 있다"고 폭로하는 등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감지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 때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원 박모(44·여)씨로부터 이씨가 양 전 실장을 만나기로 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김 전 검사는 이씨가 청와대 부속실장까지 동원해 수사 무마 청탁에 나서고 있다는 정황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몰카를 방송사에 유포한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그러나 김 전 검사가 박씨가 이씨의 동업자를 협박, 돈을 뜯어낸 과정에 연루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김 전 검사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구명용'으로 만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상부에서 자신의 비리 사실을 감지하자 이를 반전시킬 카드로 몰카를 택했다는 얘기다.

또 동업자가 돈을 뜯긴 사실을 안 이씨가 먼저 김 전 검사를 협박해 빚어졌다는 설과 함께 김 전 검사의 배후에 다른 인물이 존재한다는 말도 있으나 설득력은 떨어진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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