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랄 일이 많은 세상이라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유흥업자에게서 호화판 향응을 받은 일에 충격을 받았을 때, 이른바 몰래 카메라 사건은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의 업주가 관련된 사건 수사 담당검사가 몰래 카메라 촬영에 개입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사실 앞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된다.우리는 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가 키스 나이트클럽 업주 이원호씨를 철저히 옭아넣기 위한 수사기법의 하나로 비디오 촬영에 개입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무리한 수사로 말썽을 일으키는 검사를 종종 목격한 국민으로서는, 이번 일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수사기법이 좀 무리하기는 하지만 사회악을 뿌리뽑으려는 정의감에 사로잡혀 저지른 실수라면 그래도 좀 낫겠다.
꼭 필요하다면 압수수색 영장을 이용하는 적법절차도 있는데 왜 그런 무리수를 두었으며, 왜 하필이면 자기 사건 관련자들과 그런 일을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크다.
그 모든 의문에 앞서 유의해야 할 것은 김 전 검사의 형사범죄 관련설이다. 그는 자신의 정보원으로 활용한 사람이 유흥업소 동업자의 탈법 토지거래를 약점으로 잡아 1억원을 갈취한 사건에도 관련돼 있고, 그 돈의 일부를 받은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검사 임용과 법조인 양성제도의 문제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중대사가 아닐 수 없다.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청주지검 일부 간부와 직원들의 유흥업주 유착설이다.
그 의혹은 김 전 검사와의 알력관계로까지 비쳐져 왔기에 더욱 철저히 가려야 한다. 몰래 카메라 충격에 휩쓸려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수사건 감찰이건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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