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시달려온 일본 경제가 6월 이후 확연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작년 8월26일 이후 처음 종가 기준으로 1만엔선을 넘어선 닛케이(日經) 평균주가가 연일 견실한 상승세를 지키고 있다. 철강, 종이·펄프, 부동산, 은행주 등 국내 경기에 민감한 내수 종목들이 장세 상승을 주도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일본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5월말 예측보다 1% 포인트 정도 상향 조정해 내놓고 있다. 20일 현재 리소나종합연구소가 1.0%, 일본경제연구소가 1.9%를 제시하는 등 13개 연구소의 성장률 예측치 평균은 1.4%이다.이는 12일 내각부가 2분기(4∼6월) 성장률을 당초 예상치 0.2%의 세배인 0.6%로 수정 발표한 것을 수용한 조정치이다. 2분기 성장률 0.6%는 연율로 2.3%에 해당하며, 여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경제산업성의 최근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올해 설비투자를 평균 6.7%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계획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3년 만이며, 미국 경기회복세가 수출 증가와 기업 수익 증대를 지속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로 제조업의 설비투자 계획은 17.1%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률이 지난 6월에 5.3%를 기록해 3∼5월 계속되던 5.4%보다 0.1% 포인트 낮아진 데 이어 2분기 개인소비가 전기에 비해 0.3% 증가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0일자 사설에서 "생산활동의 회복에 더해 민간기업 설비투자 증가가 확인되는 등 주가 상승과 경제활동 활발화의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선순환을 확실한 것으로 만들어 일본 경제 전체가 자신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의 증가가 아직 미약하고 미국 경기 의존도가 너무 큰데다 은행 부실채권 등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어 본격 경기회복 여부는 아직 점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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