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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자 비엔날레 내달 1일 개막/불과 흙의 향연 열정·격조·향기 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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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자 비엔날레 내달 1일 개막/불과 흙의 향연 열정·격조·향기 빚다

입력
200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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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제2회 경기도 세계 도자 비엔날레가 9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열린다. 2001년에 이어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도자 선진국인 중국 일본 영국을 비롯한 세계 68개국에서 465명의 작가가 전통, 첨단 도자기와 도예작품 2,400여 점을 출품한다. 국내 도자산업 중심지인 이천의 세계도자센터, 광주의 조선요박물관, 여주의 세계생활도자관 등 세 곳에서 여는 기획전과 특별전, 워크숍 등 16개 주요 행사로 구성된다.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창조의 열정, 전통의 격조, 생활의 향기'로 정해졌다. 이는 현대적 도자예술·교육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천, 조선시대 왕실 도자기의 제작지인 광주, 생활도자기의 주요 산지인 여주의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설정이다. 이 3곳의 요는 국내 전체 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이사장인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이번 비엔날레는 우리 도자문화 전통을 세계에 알리고 도자예술과 도자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예술 행사이자, 한국 도자가 세계로 진출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날레라는 형식에 걸맞게 전체 출품작 중 70%를 해외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 참여 작가도 외국 작가가 248명, 한국 작가 217명이다. 주요 전시 중 이천 세계도자센터에서 열리는 '국제공모전'이 우선 주목된다. 68개 국에서 2,454점의 작품이 응모, 215점이 입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는 일본 미노, 대만 금도장, 이탈리아 파엔짜 등 여타 세계적 도자공모전보다 많은 숫자다. 대상은 재미 도예가인 여선구(48)씨의 작품 '알프레드 섬머'가 받았다.

'Now & Now'를 주제로 한 '세계현대도자전'은 현대 도자예술의 정수를 보여줄 전시로 꼽힌다. 권순형 서울대 명예교수, 유럽 도예센터 디렉터 안톤 레인더스, 일본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장 이코 이쿠타로 등이 지역별 커미셔너가 돼 선정한 50명의 현대 도자 작가들이 출품했다.

광주 조선요박물관에서 열리는 '조선도자 500년 전'은 정양모 경기대 석좌교수가 기획했다. 순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를 비롯해 문방구 명품 등 조선 도자의 격조 높은 아름다움과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쓰인 도자기의 역사적 변천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국보 170호 백자청화매조죽문호, 국보 179호 분청사기박지연어문편병 등 247점이 전시되는데 조선시대 도자 명품들이 이만한 규모로 한자리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작품들로는 현대 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도자예술을 볼 수 있는 '피카소 도자 특별전'이 눈길을 끈다. 피카소는 1946년 프랑스 남부의 도자기 고장인 발로리스에서 도예 작업을 시작, 70년대 초반까지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국립도자박물관, 프랑스의 발로리스 시립 피카소박물관과 세브르 국립도자박물관 등이 소장한 작품 70여 점이 선보인다. 올해는 또 주한 스페인대사관 설립 30주년이 되는 '스페인의 해'로 역시 스페인 출신의 거장 후앙 미로의 도예 작품도 이 특별전에서 피카소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된다.

1704년에 설립된 프랑스 세브르와 마이센(독일) 아우가르텐(오스트리아) 웨지우드(영국) 등 전통을 자랑하며 생활 도자기의 첨단을 달리는 세계적 브랜드를 소개하는 '세계 10대 도자기업 명품전'도 관심을 끈다. 명나라 이후 중국의 도자인형 전통을 보여주는 '중국 광둥성 불산(佛山) 도자인형전'은 불교와 도교의 나한과 신선, 서유기의 손오공 등 고사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상의 생생한 색상과 세밀한 조각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한편 9월3일부터 50일간 열리는 '전통가마 워크숍'은 조선 도자 제작기술의 지혜를 최초로 체계화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전통가마는 그 동안 구전으로만 제작 기술이 전수돼 왔을 뿐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다. 이번 워크숍에는 국내 가마 전문가 33명이 참여해 설계부터 골조 제작, 몸체와 굴뚝 쌓기, 건조 등 전통 가마를 제작해 보고 그 과정을 기록할 계획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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