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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봄날" 갈수록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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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봄날" 갈수록 짧아진다

입력
200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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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증시의 대세 주기가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후반에는 상승주기가 46개월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연속 상승세가 5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등 주기가 초단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4월 이후 4개월째 연속상승하고 있는 증시의 상승세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호흡 짧아지고 있는 한국 증시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20일 "1985년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5개월 이상 연속 상승한 것은 3차례에 불과할 만큼 우리 증시의 대세주기가 극단적으로 단기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3차례는 1986년 2월∼7월, 1993년 9월∼1994년 1월, 2001년 10월∼2002년 3월 등이다.

80년대 후반에는 대세 주기가 '상승 46개월, 하락 41개월'이었지만, 90년 초 는 '상승 27개월, 하락 46개월'로 줄어 들었고, 1999년 외환위기 직후의 대세 상승기는 16개월로 단축되었다.

더욱이 2001년 9·11테러 직후의 상승국면은 불과 6개월이라는 반짝 상승세로 마무리되었다. 이는 500포인트에서 시작, 1,000포인트 전후에서 마감돼 주가측면의 대세사이클은 어느 정도 충족시켰지만, 지속성 측면에서는 장기투자의 기준이 되는 1년에 훨씬 못 미쳐 '대세'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어려울 정도다.

주된 원인은 외국인 시장지배

대세 주기의 단기화는 90년대 이후 진행된 증시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우선 92년 1월 주식시장 개방이후 점차 커지고 있는 외국인들의 시장 지배력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들의 거래소 시가총액 점유율은 37.48%(18일 기준)에 달한다. 따라서 미국증시 상황에 따른 동조화와 글로벌 유동성 유출·입에 따라 우리 증시의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업황의 부침이 심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 확대와 각종 정보화의 진전에 따른 정보의 주가반영속도 증가 등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750포인트 돌파가 상승의 잣대

대세주기의 단기화 분석은 현재 증시의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경우 가파르게 오를 수 있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대세상승에 진입하기 위해선 지수의 750포인트 돌파가 관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동원증권은 "과거 전례에 비추어 750선에서 증시의 주도세력이 외국인에서 기관투자자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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