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0일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다시 대립 각을 세웠다.최 대표는 이날 도산 아카데미연구원 조찬 세미나에서 "의원들이 지역구에 갔다 오면 '다 걷어치우고 정권퇴진 운동에 나서라'고 한다"며 "내가 하다 하다 안되면 (대통령을) 몸으로 막아 설 것이고, 내가 막기 시작하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충고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결심이 더딘 사람이어서 노동부 장관 시절 총액임금제 문제로 3개월을 고민한 끝에 사표를 주머니에 넣고 부총리에 보고했다"며 "결정할 때는 집중검토가 있어야 하고, 나는 지금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 대표는 이어 "내가 수긍할 수 없는 대통령이라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인데 위상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을 야당 대표가 해서는 안 된다"며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런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서구기준으로 볼 때 노 대통령은 좌파인데 원칙 없이 동서남북을 헤매는 사람 같다"며 "자신의 생각이 좌파면 좌파의 원칙대로 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대북 유감표명에 대해선 "유니버시아드 대회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답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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