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방카슈랑스(은행 등의 보험판매)가 시작돼 은행이나 증권사, 상호저축은행 등에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보험가입은 각 보험회사에 소속된 보험설계사들을 통해 이뤄졌지만, 9월부터는 가까운 은행창구에서 보다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하고 다양한 보험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은행에서 예금과 대출 뿐만 아니라 보험가입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어 고객 입장에선 '원스톱 금융쇼핑'이 가능해진다.또 방카슈랑스 상품은 기존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금융기관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은행예금과 보험상품을 연계한 새로운 개념의 복합금융상품의 개발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은행에서 파는 보험 상품 종류
9월부터 방카슈랑스를 통해 은행, 증권사 등에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으로는 우선 연금보험과 장기 저축성보험, 교육보험, 신용생명보험 등을 들 수 있다. 신용생명보험은 고객이 사고나 질병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됐을 때 대출금 잔액을 보험사에서 대신 갚아주는 보험이다.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화재보험 등 각종 손해보험도 이때부터 은행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종신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은 2005년 4월이 돼야 은행 등에서 가입할 수 있고, 2007년 4월부터는 모든 보험이 방카슈랑스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은행들은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에는 연금보험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보험료 2∼5%정도 쌀 듯
은행 등이 판매할 보험상품은 상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존 보험사 판매 상품보다 보험료 부문에서 다소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별도 모집인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금융기관의 지점을 통해 보험을 판매함으로써 모집수당 등 설계사 관리 비용이 절감되는 등 판매원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대한·교보생명 등이 기존 상품보다 5% 정도 싼 방카슈랑스 연금보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카슈랑스 연금보험은 기존 보험과 달리 암보험과 같은 특약을 추가할 수 없다.
보험개발원은 장기적으로 방카슈랑스가 정착되면 생명보험의 경우 개인연금은 5.7%, 단체보장성보험은 20.6%, 손해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은 19.3%, 단체상해보험은 34.4%나 보험료가 인하될 것으로 분석했다.
가입시 주의사항
단순히 보험료가 싸다고 무턱대고 가입해선 안되며, 보장내역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보험은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사고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신속히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 보험사에서 보험에 들면 보험설계사들이 계약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확실한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은행에서 보험에 들면 보험판매는 은행이 하지만 계약자 관리는 보험사가 해주기 때문에 은행 뿐만이 아니라 은행과 제휴를 맺은 보험사의 신뢰도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은행에서는 방카슈랑스 전담직원 1∼2명이 5∼6개 보험사의 수십 가지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보험설계사보다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설명이 미흡하다고 느낄 때는 전문가에게 추가로 문의하고 확인한 뒤 가입하는 것이 좋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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