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발생한 바그다드 폭탄테러의 목표가 유엔이었다는 점에서 세계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 테러로 파괴된 건물엔 300명 이상의 유엔 산하 근무자들이 있었고 이들은 이라크 전후복구와 각종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세르히우 데 멜루 유엔특사 등 20명의 직원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한 이 천인공노할 만행에 우리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그 동안 테러단체가 유엔을 공격목표로 삼은 예는 거의 없었다. 국제평화기구인 유엔을 공격하는 것은 바로 대의를 잃는 일이고 테러의 야만성을 드러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볼 때 이제 테러리스트들에게 성역은 없어졌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라크의 심장부에서 일어난 이 테러가 노린 것은 유엔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들의 목표는 미국이다. 국제테러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복구작업과 질서회복을 추진하는 미국의 이라크 전략을 허물기 위한 수단으로 유엔을 공격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라크 국민을 도와주는 자일지라도 그들이 미국과 관계되었다면 공격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테러리스트들은 보여주려 하는 것 같다.
이로써 미국의 이라크 재건사업과 질서회복 등은 고전을 면키 어렵게 됐다. 미영 동맹군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이라크를 재건하는 데는 여의치 않은 난관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테러사태로 우리에게도 걱정이 생긴다. 이라크에는 우리의 공병대와 의무부대가 파견되어 재건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엔을 공격하는 테러리스트들이 한국군을 목표로 삼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정부는 테러리즘의 한가운데 우리의 장병이 서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그들의 안전을 위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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