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소장학자 모임인 '비판과 연대를 위한 동아시아 역사포럼'이 21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국사의 해체를 향하여'라는 도발적인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연다.이 포럼은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동북아 각국이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2000년 1월 결성한 한일 지식인 네트워크. 민족주의 역사학을 넘어 새로운 역사관을 모색한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네 차례 한일 양국을 오가며 워크숍과 15회의 공개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에서는 이영훈(서울대) 임지현(한양대) 도면회(대전대) 교수가, 일본에서는 이와사키 미노루 도쿄외국어대 교수가 주도하고 있다.
토론회는 그 동안 포럼이 열어 온 워크숍 내용을 공개하고 비판 의견을 듣는 자리다. 워크숍에서 발표된 논문 11편에 대해 박지향(서울대) 이영호(인하대) 교수, 일본의 나미키 마사히토(페리스여학원대) 쓰보이 히데토(나고야대) 교수, 이남희 UCLA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서 논평하고 논문 필자와 토론자, 청중이 의견을 주고 받는 형식이다.
포럼의 성격은 이날 토론 대상이 된 논문에서 잘 드러난다. 이영훈 교수의 '국사로부터의 해방을 위하여'는 "19세기까지 한국인에게 민족이란 개념과 그것을 표현할 용어조차 없었다"며 "제국주의 하에서 비체계적으로 발생한 한국의 민족주의는 해방과 더불어 국민국가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바뀌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역사포럼은 "국사야말로 민족국가를 역사 발전의 주체이자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가장 자연스러운 정치 조직이라 믿게 만들고 또 정당화했다"며 "국사의 해체는 민족주의를 매개로 동원 논리를 정당화하는 한일 국가권력의 적대적 공범관계를 해체한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박환무(한양대) 신형기(연세대) 이성시(와세다대) 이타가키 류타(도쿄대) 교수 등이 쓴 토론 대상 논문은 행사장에서 자료집으로 제공된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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