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30대 중산층 세 부부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린 MBC 수목드라마 '앞집 여자'(극본 박은령, 연출 권석장)가 21일 막을 내린다. 결말은 누구나 예견하듯 '해피 엔딩'.박은령(37) 작가는 "세부부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잘 살게 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축인 상태(손현주)와 미연(유호정) 부부는 일단 파경의 아픔을 겪는다.
상태와 하룻밤을 보낸 유정(허영란)은 미연을 찾아 와 "순결을 바쳤으니 이제 물러날 수 없다"고 큰소리친다. 미연은 분노에 떨다가 실신하고, 결국 상태와 갈라선다. 그러나 미연은 정우(김성택)가 그리는 행복한 미래에 딸 나영의 자리가 없음을 알게 되고 '한 여름 밤의 꿈'에서 깨어난다. 정우를 미국으로 떠나보낸 미연은 애경의 샌드위치 가게를 물려받아 홀로서기를 한다.
세월이 흘러 1년 뒤, 유정과도 헤어진 뒤 초라한 행색으로 찾아온 상태에게 나영은 "맛있는 김치찌개 있는데 먹고 가" 하고 붙든다. 펄쩍 뛰던 미연은 나영의 애원에 마지못한 듯 허락하고, 상태가 신이 나 뒤쫓아 간다. 둘의 재결합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연에게 "(불륜을) 삶의 비타민처럼 즐기라"고 훈계하던 애경(변정수)도 외도 행각이 들통 나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성적으로 문제가 있어 '관계'를 거부해온 남편 동규(이병욱)는 아내의 잘못을 덮어준다. 두 사람은 시골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새 삶을 찾는다.
수미(진희경) 부부는 어떨까. 은숙(이연경)이 과거 '꽃뱀'으로 두 번이나 교도소를 들락거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봉섭(이두일)도 미몽에서 깬다. 봉섭은 은숙에게 "외국 사는 언니에게 가라"며 꼬깃꼬깃 모아둔 비자금을 털어주고, 거칠지만 씩씩한 아내 곁에서 행복을 찾는다.
박씨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부부의 위기를 솔직하게 보여주려 했다"면서 "때로 흔들릴 수도 있지만 부부란 미우나 고우나 서로 다독이며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임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