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 임시정부와 주요 반군단체들이 18일 내전을 중단하고 과도정부를 출범시킨다는 내용의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라이베리아는 지난 주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물러난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의 퇴장에 이어 중대한 평화의 계기를 맞게 됐다.평화협정
라이베리아 최대 반군세력인 '화해와 민주주의를 위한 라이베리아연합(LURD)'과 '라이베리아 민주운동(MODEL)' 등 2대 반군 조직은 이날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테일러 전 대통령 망명 후 구성된 임시정부측과 평화협정을 맺었다.
서아프리카경제협력체(ECOWAS) 순회 의장국인 가나의 존 쿠푸오르 대통령과 유엔 및 유럽연합(EU)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체결된 평화협정은 2006년까지 2년여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거국내각을 10월까지 구성토록 했다.
새 과도정부는 임시정부와 반군, 정당 및 민간단체 등 이번 협정체결의 당사자들에게 권력을 분산하는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다. 협정 당사자들은 2개 반군 조직과 현 임시정부측 인사 각 12명, 정당 출신 18명, 시민단체측 7명, 지역대표 15명 등 총 76명으로 의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권력의 편중을 막기 위해 과도정부의 수뇌가 될 의장과 부의장에는 반군단체나 모제스 블라 현 임시대통령측 인사가 아닌 다른 정당 및 민간단체 인사를 뽑기로 했다.
협상을 중재한 압둘 살라미 아부바카르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역사적인 평화협정 체결로 라이베리아에서는 민중해방이라는 구실로 권력을 노리는 폭력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겼다.
평화 정말 올까
이날 평화협정에도 불구, 완전한 평화 정착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라이베리아에 파견중인 미군을 10월 1일까지 유엔군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몬로비아의 항구 방어작전에 투입된 서아프리카평화유지군(ECOMIL)을 지원하기 위해 14일 신속기동군 150명을 포함한 200여명의 병력을 라이베리아에 파견했다.
국제사회의 압력에 버티기로 맞서던 테일러 전 대통령이 결국 물러난 큰 이유가 부시 대통령의 하야 요구와 미군 파병이었던 점에서 미군의 철수는 작지 않은 불안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반군단체 MODEL이 제 2의 도시 뷰캐넌을 여전히 점령하고 있는 점, 수적 열세인 평화유지군의 장악력 부족, 인도적 지원이 끊긴 주민들의 동요 등도 평화를 장담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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