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노무현 대통령의 유감표명으로 북한의 유니버시아드 불참시위는 끝났다. 북한의 불참시사로 허물어진 대구 유니버시아드 분위기가 되살아나게 되었으니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북한이 불참할 경우 이 대회가 '반쪽대회'라는 평가와 함께 운영상 직면할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북한이 대회불참의 사유로 내세운 시비거리는 8·15국민대회에서 일부 우익단체가 인공기와 김정일 초상화를 불태운 행동이었다. 급기야 북한은 우리 정부에게 사죄를 요구했고, 노 대통령은 사실상 사과에 준하는 '유감'을 표명해서 일이 수습된 것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결정에는 흔쾌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 다원화한 민주사회에서 특정단체의 합법적 시위 중 발생한 일탈에 대한 북한의 시비방법과 요구가 너무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유감표명으로 일을 마무리지은 것은 유니버시아드의 성공과 더불어 6자회담 및 남북교류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번에 북한이 던진 파장을 경험하면서 큰 짐을 지게 되었다. 유니버시아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대통령의 조치가 우리 사회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 결과적으로 남남갈등에 휘말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정부가 성조기 훼손 사례를 원용하며 억지로 균형을 맞추려 한 것은 여론을 통합하는 슬기로운 대처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북한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남쪽 사회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자신들의 획일성과는 달리 남쪽은 다양한 사회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역지사지의 자세로 우리 사회가 북한의 특수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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