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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용출의 국제潮流]6자회담과 한국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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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용출의 국제潮流]6자회담과 한국의 전략

입력
2003.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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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로 예정된 6자회담은 여러모로 한국외교에 커다란 도전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회담이 북방정책 이후 우리가 계속 주장은 해왔지만 큰 준비는 하지 않았던 주변 강대국과의 처음 있는 다자 외교라는 사실이다. 탈냉전 이후 한국 외교는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아왔으나 실제 다중적으로 주변 강국을 상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또한 이번 회담은 그 결과가 단순히 북한 핵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향후 한반도의 안전과 동북아 지역질서 형성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외교적 경험 부족에 비해 회담의 중요성은 그만큼 큰 것이다.

이번 회담의 또 다른 특징은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 큰 데 반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주연은 미국과 북한이고 주연급 조연이 중국, 그 밑으로 한국과 일본, 러시아 등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 한계는 동적인 협상과 상황 적응 능력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그만큼 확고한 원칙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는 궁극적으로 회담을 지속시키고 성공적인 타결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번 회담의 성공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요인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 고도의 불신 속에서 회담을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북한의 불신 해소를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의도와 전략, 미국의 입장은 물론, 기타 회담 당사국들의 이익과 전략, 전술에 대해 심도 있고 광범위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우리가 축적한 대북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시급하다. 아울러 북한과 미국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도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려되는 것은 우리 외교의 균형감각 결여이다. 예컨대 최근 한국의 대러시아 외교는 다른 3강의 외교에 비해 현저히 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음으로 우리의 단기 및 중장기적 이익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원칙에 따라 주장해야 한다. 이번 회담이 갖는 중장기적 영향을 고려할 때 이 점은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주체라는 사실과 북한 개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핵심적으로 떠안을 국가라는 사실을 내세워 북한 핵무기 해결과 남북한 안보군사관계 개선의 연계를 주장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은 떠맡으면서 남북한 관계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회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국내 차원의 준비 또한 중요하다. 현재 우리 내부의 분위기는 외부에서 느끼는 것만큼 이번 회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회담의 성패가 한반도 안보 상황의 반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정부 안팎으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이에 임할 전략 대응팀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6자라는 동적인 구도 속에서 전략적 대응과 함께 상황에 따라 전술의 전환을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기동성 있는 한시적 전략팀을 정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중요한 것은 북한에 대한 국내 각 부서의 입장을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 통일원, 외교통상부, 국정원 등 관계 부처 간의 긴밀한 협조 아래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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