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의 기지로 우체국 강도가 범행 43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경기 고양시 행신동 무원중 3년 박준민(16·사진·고양시 행신동 무원마을)군은 18일 행신2동 우체국 옆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하던 중 밖으로 뛰어나온 우체국 여직원들로부터 "강도다"는 비명 소리를 들었다.
박군은 잠시 후 이모(29·회사원)씨가 우체국 주변에 주차된 흰색 베르나 승용차 조수석에 가방을 던지고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차량 번호를 눈 여겨 봤다. 박군은 곧바로 차량 번호를 종이에 메모한 뒤 현장에 출동한 행신파출소 남부지구대 경찰에게 메모지를 건넸다. 경찰은 차량 번호를 급히 전파, 도주로 차단에 나섰고 범인은 결국 사건발생 43분만인 오후 1시35분께 우체국으로부터 1.5㎞ 가량 떨어진 행신동 성사천 부근에서 검거됐다. 박군은 "남자 행동이 이상하고 4차례나 내 눈길을 피해 강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낮 12시52분께 우체국에 흰색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고 들어가 시너를 바닥과 창구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 금고 안에 있던 현금 7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컴퓨터 회사에 다니는 이씨는 지난해 빌린 300만원의 사채를 갚지 못해 이자가 불면서 1,000만원으로 늘어나자 여직원만 근무하는 이 우체국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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