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8시30분 인천 부평의 대우인천자동차(주) 조립 1공장. 오후 근무 조의 작업 시작 종이 울리면서 컨베이어벨트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자 4만여㎡ 초대형 공장 이곳 저곳에서 종업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일부 근로자들은 서로 두 손을 잡은 채 눈시울을 붉혔다.대우인천차가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4년 만에 주야 2교대 정상 근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우인천차 부평 공장(현 대우인천자동차)의 2교대 근무는 한 때 도산 위기까지 몰렸던 대우차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 특히 2001년 정리 해고된 1,725명의 직원 중 지난해 12월(300명)에 이어 이날 416명의 직원이 현장에 투입돼 그 의미는 더 각별했다. 2교대 가동은 GM대우가 부평 공장 인수의 전제로 내건 조건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여겨진 것을 충족시켰다는 점에서 직원들은 가슴이 벅차 오르는 듯했다. GM은 지난해 대우차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부평 공장 인수 조건으로 주야 2교대 공장 가동 GM 품질 기준 충족 연 4% 생산성 향상 GM 평균 작업 손실 시간 충족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날 복직한 강융형(35·엔진부)씨는 "2년 6개월 만에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 다시 서게 돼 감개 무량하다"며 "해직된 후 부평 새벽 시장에서 일당 4만∼5만원 하는 일용직을 전전했지만 아이 셋을 키우기 힘들어 친척들에게 2,000만원 상당의 빛을 졌는데 이제 더 이상 신세를 안 져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음방지 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주송목(41)씨는 "해고된 이후 중소기업 파트타임과 건설 잡부로 일하고, 아내는 공공근로를 다니면서 생계를 꾸려왔다"며 "2년 반 만에 출근하면서 아내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15년간 근무했다는 박병고(39)씨는 "그간 해고 직원들에게 미안했는데 전원은 아니지만 일부라도 다시 일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회사 살리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부평 공장은 재입사 직원들의 손발이 맞지 않아선지 작업 목표량에 다소 미달한 70%대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그러나 작업이 손에 익는 다음 주부터는 가동률을 80%대 후반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인천차는 2교대 근무로 하루 400대였던 소형차 생산량이 800대로 두 배 늘어나게 됐다. 대우측은 2005년께 매그너스를 생산하는 제2공장도 2교대 가동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침체됐던 회사 분위기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구내 1식당과 2식당이 새벽 12시에도 직원들로 붐볐고, 공장 인근 식당가에서도 복직한 직원과 기존 직원들이 소주 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우인천차 김석환 사장은 "북미, 유럽, 아시아,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조기에 공장 2교대를 실시하게 됐다"며 "정리 해고된 직원 중 아직 재입사를 못한 입사 희망자들은 부평 2공장 가동 시에 재입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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