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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앳의 DVD세상 / 386세대가 이끄는 DVD 문화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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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앳의 DVD세상 / 386세대가 이끄는 DVD 문화혁명

입력
200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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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대중화 바람은 과연 누가 주도할까? PC나 인터넷, 네트워크게임, 휴대전화 같은 다른 미디어의 등장에는 10, 20대의 영파워가 큰 공헌을 했다. 'X세대''M세대' 같은 신조어까지 나올 만큼 새로운 미디어를 가장 먼저 접하고 이용하는 것은 늘 젊은 세대의 몫이었다.극장이 멀티플렉스로 변하면서 영화시장을 좌지우지한 이들도 10대, 20대 신세대다. 젊은이들의 뉴미디어에 대한 발빠른 순발력을 따라가려는 중장년층은 늘 문화적 피곤함까지 느끼게 마련이다.

하지만 DVD 만큼은 유독 이런 영파워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 DVD타이틀을 열심히 사서 모으고 감상하는 이들이 다름 아닌 386세대이기 때문. 대다수 인터넷DVD쇼핑몰에서 DVD를 구입하는 고객의 절반 이상이 다름 아닌 30대다.

이런 현상은 세계에서 가장 큰 DVD시장이자 가장 대중화가 먼저 된 미국도 비슷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모건스탠리 산업전망보고서에 따르면 DVD플레이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세대가 30, 40대로 조사됐다. 심지어 65세가 넘는 노년층이 25세 미만의 젊은 세대보다 DVD플레이어를 1%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국내 DVD 구매자중 90%가 남성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DVD문화가 성숙된 미국은 이미 여성이 남성보다 DVD를 더 많이 사는 데 반해 아직 우리나라 DVD문화는 남성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386 남성이 DVD혁명을 주도하는 것은 이미 시장이 증명한다. 최근 출시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특별판(SE)' DVD가 한 달 이상 판매순위 1위를 지키는 기록을 세웠다. 386세대가 중심이다보니 고전영화들의 인기가 높은 편. 2년전 국내 DVD플레이어 보급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온 '벤허' DVD가 국내에서 폭발적으로 팔려 미국 워너브러더스 본사까지 깜짝 놀랬다고 한다.

'로마의 휴일' '사운드 오브 뮤직'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 '늑대와 춤을' '닥터 지바고' '대부' 등의 명작은 비디오로는 구하기조차 힘들지만 DVD시장에서는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음악의 경우에도 조용필 양희은 나훈아의 DVD가 핑클 강타 god의 DVD를 압도하고 있다. 남자들이 주로 사다보니 액션 전쟁 SF 서부극 장르의 DVD가 잘 팔리고 여성 취향의 드라마는 찬밥 신세다.

386세대의 DVD문화 주도는 대중화가 가속화될수록 약화될 전망이지만 1970년대와 80년대초 군사정권 아래서 제대로 마땅한 문화를 즐기지 못한 채 어느새 가장이 돼버린 이들에겐 자신만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DVD는 소중한 보물임에 틀림없다.

/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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