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타개하려는 중소가전업체들의 생존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이 업체들은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는 한편, 해외로 눈을 돌려 신시장 개척의 성가를 높이고 있다.소형가전 전문 제조업체 유닉스전자(www.unix-elec.co.kr)는 최근 미국 시장에 헤어드라이어 등 미용제품 300억원 어치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80억원. 단번에 한해 매출을 뛰어넘는 시장 개척에 성공한 것이다. 독일 및 영국, 네덜란드 지역의 대형 바이어와도 수출 계약이 성사되고 있어 수출 실적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수출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출시한 기능성 헤어드라이어 덕분이다.
주력 제품인 음이온발생 드라이어(사진)는 기존 드라이어와 달리 내장된 이온발생기가 뜨거운 바람 속에 음이온 분자를 섞어 내놓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회사측은 "음이온이 수분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 드라이어 때문에 발생하기 쉬운 열에 의한 모발손상과 정전기발생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음이온 드라이어의 후속작인 전자파 차폐 드라이어의 반응도 뜨겁다. 공기를 데우는 히터부분을 특수 설계해 전자파 발생을 최소화했으며, 여기에 차폐 물질을 덧입혀 기존 제품보다 전자파를 대폭 감소시켰다는 설명이다.
최상준 유닉스 전무는 "요즘 같은 불황기에 평범한 제품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특히 막강한 자금과 브랜드를 지닌 외국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차별화한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웅진코웨이와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는 두원테크(www.doowontech.com)도 아이디어 상품으로 불황의 파도를 헤쳐온 기업이다. 환란 직후인 1998년 초 설립된 이 회사는 무선진공청소기와 핸드 믹서기를 주력으로 첫해 매출 16억원을 기록한 이래 99년 67억원, 2000년 163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249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급성장했다.
이 회사의 최대 히트 상품은 2000년 처음 출시한 '눈 달린 청소기(사진)'다.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소기 노즐 부분에 플래시가 달려 있어 가구나 침대, 자동차 구석진 곳 등 어두운 곳을 청소할 때 매우 유용해 주부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청소기의 내장 부품이 본체 아래쪽에 배치돼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이나 팔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향 필터가 들어있어 쾌쾌한 먼지냄새를 제거해주므로 청소가 훨씬 산뜻한 것도 장점이다.
두원테크 김종기 대표는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아이디어 상품 개발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어온 것이 빠른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웅진코웨이, 청풍 등은 고유 상품을 앞세우고 해외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다음달 초 태국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교두보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유통 채널 다각화, 생활가전 시장 진출,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올해 전년대비 59% 신장한 3,4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풍은 내수시장의 위축 극복을 위해 수출에 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기존 해외영업팀을 해외영업본부로 승격시키는 한편 현지 총판에 의존하던 기존 수출방식 대신 지사 체제를 도입, 연내 중국·유럽에 지사를 설립하고 내년에는 미국 시장도 진출할 예정이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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