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청와대 7인방'은 노무현 대통령의 덕을 볼까.청와대 비서실의 2차 개편에 맞춰 7명이 총선출마를 선언하자 '노심(盧心)'의 작용 여부를 둘러싸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 신당논의와 관련한 여권의 혼란 상황에서 청와대를 떠나는 이들의 전도가 결코 밝지 않다.
우선 이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노 대통령의 계속되는 지지도 하락이다.
특히 부산·영남 지역에서는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 더욱 나빠 당장 어떤 식으로 지지를 호소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부산 출마를 희망하는 한 비서관은 18일 "참여정부의 분권적 국정운영을 이해하지 못하는 50대 이상은 너무 이상적이라고 비판할 것이고, 젊은 사람들은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지적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다른 비서관도 "대통령 지지도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것인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면서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때문에 이들은 옛날처럼 '대통령이 나를 보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 득을 보는 프리미엄을 생각할 수 없다.
또 다른 고민은 당적이다. 현재 이들은 당분간 어느 정치집단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노 대통령이 아직 신당 관련 입장을 밝히지도 않았지만, 섣불리 한쪽을 선택했다가는 혼선을 빚는 신당논의 과정에서 운신의 폭을 좁힐 수도 있다. 또 당을 선택한다 해도 당정분리의 원칙을 강조하는 청와대가 이들의 공천을 보장해줄 수도 없다.
'7인방'사이에서도 지역에 따라 입장차이가 크다. 부산 출마희망자는 "부산에서는 절대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될 수 없다"며 신당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출마희망자는 "민주당이 쪼개지면 수도권의 총선 결과는 뻔하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한 비서관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7명은 정치행보를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이 각각 다른 당적을 갖고 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또다른 비서관은 "최악의 경우 무소속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적이 없는 것은 조직과 경제적 지원이 없다는 것이어서 당분간 이들에게는 홀로 뛰어야 하는 고군분투의 날들이 예고되고 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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