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할 예정인 북한 선수단이 17일 돌연 입국을 취소하자 통일부와 대구 U대회 조직위는 진의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공항 및 선수촌 환영 행사를 준비했던 조직위측은 허탈해 했으나 이날 늦게 북한의 대회 참가 의사가 간접 확인되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북한은 이날 저녁 남북간 통신라인을 통해 18일 오전 통신실무자협의를 갖자고 우리측에 제의해 왔다. 이는 북한 선수·응원단의 방문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 우리측 관계자를 안도케 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북측 선수단 입국은 지연되고 있지만 20일 입국 예정인 조총련 응원단의 일정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대회 개막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북측 허혁필 민족화해협의회 부의장의 발언 등을 보아도 북한 선수·응원단의 참가는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회 조직위측은 이날 오전 대회 성공적 개최의 열쇠가 될 북한 선수단의 입국이 취소되자 "어제까지만 해도 이상한 기미가 전혀 없었다. 항공기의 기술적인 문제라고 밝힌 만큼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대회참가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자위하면서도 북측 동향을 파악하는 데 신경을 쏟았다.
○…이날 오후 북한 선수단 입촌에 맞춰 선수촌 앞에서 환영행사를 준비했던 북한 서포터스 이용우 회장(57)은 "1,200여명의 서포터스 중 100여명이 선수촌에서 꽃다발을 증정하는 등 환영행사를 준비했는데 무산돼 아쉽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 회장은 "남북 공동응원을 위해 '소양강 처녀'를 개사한 응원가를 준비하는 등 서포터스들이 6차례나 달성군민체육관에서 응원연습을 해왔다"며 "일정이 연기되더라도 꼭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오전부터 실무자들이 출근, 남북 연락관 접촉 라인을 가동하며 상황 파악에 힘을 쏟았다. 한 관계자는 "북한 비행기는 노후한데다 정비인력도 넉넉치 않다"며 "사스(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때문에 2개월 이상 제대로 운항을 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8·15 행사 때 우리측 우익 집회에서 인공기를 불태우고 조총련에 국내 정보를 건넨 민주노동당 간부를 구속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는 있다"고 말해 '정치적인 복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대구=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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