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이원호씨 비호의혹을 사고 있는 청주지검에 대한 감찰에 나선 것은 너무 늦었지만, 올바른 수습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 검찰 및 경찰과 깊은 유착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지방 유흥업소 주인의 갖가지 범죄혐의를 수사기관이 그토록 오래 미적거린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검사에게 상사가 압력을 넣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대검은 신속하게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의혹이 더 커지기를 기다린 꼴이다.청주지검 근무 경력이 있는 수도권 검사 한 사람이 자주 청주에 내려가 이원호씨에게서 향응을 받은 사실이 보도되었을 때 많은 국민은 사건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부장검사의 압력 때문에 수사를 중단했다는 사건 담당검사의 폭로가 있었고, 그 직후 사건을 다른 수사 팀에 이관시킨 전례 없던 일이 일어났는데도 대검은 한참을 머뭇거렸다.
"오래 된 사건인데 수사가 잘 되겠느냐"는 말에 압력을 느껴 수사를 중단했다는 검사의 주장에 대해, 그 상사는 "오래 묵은 사건 수사에 어려움이 있겠다"고 관심을 표명하고 독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검사는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촬영한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뭐가 뭔지 모를 상황이다.
대검은 자체감찰에 착수하면서 "어떤 단서가 포착되어서가 아니라, 청주지검 수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바로 그 점이다. 이제는 국민은 이씨의 여러 가지 혐의에 대한 수사건, 양씨 '몰카'사건 수사건, 그곳에서 하는 일은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감찰결과가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나온다면 검찰 전체의 신뢰성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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