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치인이나 관료, 군인 출신 등이 주로 임명됐던 공기업 사장에 최근 내부 승진이나 전문가 출신이 잇따라 발탁되면서 참여정부 들어 낙하산 인사 관행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한국가스안전공사는 17일 오홍근(吳弘根) 사장 후임에 박달영(朴達泳) 한국가스연맹 사무총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1982년 한국가스공사에 입사, 전무를 역임한 박 신임 사장은 가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업계 전문가. 이 자리는 특히 산업자원부가 과거 관례대로 1급 출신인사를 내보내려 했으나, 시민단체와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11일에는 임기중 사퇴한 윤영호(尹英鎬) 마사회 회장 후임으로 박창정(朴昌正) 부회장이 사상처음으로 내부 승진을 해 화제가 됐다. 연간 수입만 7조원이 넘는 마사회의 회장 자리는 1962년 마사회법 제정이후 줄곧 군출신과 정치인 출신이 차지해 왔다.
또 6월에는 권해옥(權海玉) 대한주택공사 사장 후임으로 김진(金振) 주공 감사가 임명됐다. 김 사장은 백범 김구(金九) 선생의 손자로 소노코아시아 한국지사장과 글로벌씨스텍 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자 내부인사였다.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최근 정치인 출신 조홍규(趙洪奎)씨에서 교보문고 사장을 역임한 전문경영인 출신의 유건(柳健) 교보실업 고문으로 교체된 바 있다.
이처럼 공기업 사장인사에서 정치인 출신들이 물러나고, 업계 전문가나 전문 경영인 출신들이 임명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공기업 인사 불개입 입장과 이에 따른 사장추천위원회의 자율성 강화로 해석된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이후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성재·李聖宰 전 의원), 환경관리공단이사장(이만의·李萬儀 전 환경부 차관), 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박종권·朴鍾權 예비역 소장)등 일부 이사장이나 협회장 자리에는 여전히 정치인이나 관료출신이 임명되기도 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