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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항 총기 밀반입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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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항 총기 밀반입 "구멍"

입력
2003.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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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검거된 경기 파주 교하농협 운정지점 권총강도 사건 용의자 이모(46·무직)씨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이 필리핀에서 부산 감천항을 통해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나 감천항 검색망의 허점이 또다시 노출됐다.도박빚 갚으려 범행

경기 고양·파주경찰서는 주범 이씨와 다른 이모(32)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16일 새벽 부산의 모텔에 투숙 중이던 주범 이씨를 체포한 뒤 오후 7시께 문산읍 문산역 부근에서 다른 이씨를 붙잡았다. 또 고양시의 한 공원산책로에서 주범 이씨가 범행 직후 묻어놓은 38구경 권총 1정과 실탄 21발을 찾았다. 이들은 6일 오후 교하농협 운정지점에 복면을 하고 들어가 권총을 발사하며 직원들을 위협, 현금과 수표 등 1억3,0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주범 이씨는 "경륜 등 도박으로 진 빚 1억3,000만원을 청산하려고 택시운전을 하며 알게 된 이씨에게 범행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감천항은 '무기 밀반입 루트'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모두 5차례에 걸쳐 필리핀을 방문, 권총 2정을 구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권총과 실탄을 구입하기 위해 1월부터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필리핀을 방문했으며 4번째 방문 때인 2월21일 현지에서 38구경 권총과 실탄 27발을 구입, 부산 감천항에서 필리핀인 선원이 수건에 감싸 철조망 밖으로 던진 것을 건네 받았으나 권총이 격발되지 않아 고양시내에 버렸다. 이씨는 이어 4월3일 다시 필리핀에 가서 현지인의 알선으로 1만 페소(23만원)를 주고 38구경 권총 1정을 매입한 뒤 감천항에서 필리핀인 선원에게 추가로 1,000달러(130만원)를 주고 권총을 건네 받아 범행에 사용했다.

현재 감천항에는 밀수 방지를 위해 70여명의 세관 직원과 청원경찰 등이 8곳의 초소에서 감시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폐쇄회로 TV도 53대가 설치돼 있으나 감천항 전체를 감시하기에 역부족이다. 또 부두 감시체제도 선원 휴대품과 수출입 화물, 각종 선용품 등을 감시하는 세관과, 민간인 및 선원들의 출입, 각종 차량출입 등을 통제하는 청원경찰로 나눠져 있어 유기적인 감시업무에 한계가 있다.

/파주=이연웅기자 yw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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