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梁吉承)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몰래 카메라'사건을 수사중인 청주지검 특별전담팀은 17일 청주지검 K검사가 몰카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 수사중이다.★관련기사 A3면
검찰은 K검사가 술자리 당일인 6월28일 몰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중 한 명인 박모(46·여)씨와 7,8차례 집중적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 검사가 몰카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양 전 실장의 청주 방문을 전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김모(57)씨로부터 전해 듣고 이를 평소 알고 지내던 K검사에게 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술자리 직후 당시 참석자인 김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뒤 K검사와 곧 바로 통화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K검사는 "6월27일 김씨와 연관이 있는 박씨로부터 '양 실장이 (이원호씨 등을 만나기 위해) 내일 청주에 내려온다'는 말을 전해 듣고 수사 대상인 이씨의 비리 등을 캐기 위해 양 전 실장과 이씨 등의 행적 등을 파악해 알려달라고 부탁한 일은 있지만 몰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K검사가 사전에 몰카 제작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사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사건 이후 박씨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정보 수집 부탁을 받은 박씨가 K검사와 상관없이 몰카를 제작해 유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K검사는 올 초부터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키스나이트클럽 이원호(57·구속)씨의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이씨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내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몰카 사건 수사팀에서 배제된 뒤 13일 자신이 맡았던 이씨 관련 사건이 수사팀으로 전격 이관되자 지검내 한 부장 검사를 지목하며 "검찰 내부에 이씨 비호세력이 있다"고 폭로했다.
한편 대검 감찰부(유성수·柳聖秀 검사장)는 이날 이원호씨에 대한 검찰 내 '비호세력' 의혹에 대해 특별감찰에 들어갔다. 유 검사장을 비롯한 대검 감찰팀은 이날 오전 청주지검에 도착해, 비호의혹을 받고 있는 K부장검사와, 관련 의혹을 제기한 K검사를 소환 조사했다.
감찰팀은 두 검사를 상대로 이씨의 살인교사 및 갈취교사에 대한 검찰내사와,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압력이 행사됐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에 앞서 대검은 16일 감찰대상에 오른 몰카사건 수사팀장 K부장검사를 수사라인에서 배제토록 지시했으며, 청주지검은 새 수사팀장에 추유엽(秋有燁) 차장검사를 임명했다.
유 검사장은 "필요할 경우 (금융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포함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관련 검사의 유착 및 비호의혹을 확인하겠다"면서 "그러나 광범위한 유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이번 사건이 '이원호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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