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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드리운 탕가니카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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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드리운 탕가니카湖

입력
2003.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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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탕가니카호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어족 자원이 고갈될 위기에 빠졌다. 탕가니카호는 너비가 남북과 동서로 각각 650㎞, 50㎞이고 깊이가 1.47㎞로 러시아의 바이칼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담수호다.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14일자)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탕가니카호의 1년 평균 어획량은 약 20만톤으로 1970년대 말의 40% 수준이다. 1858년 유럽인들이 처음 도착한 뒤 붙인 '지구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호수'라는 별칭이 무색해진 것이다. 탕가니카호에서만 발견되는 고유 어족 290여종 중 상당수도 멸종 위기에 처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캐서린 오라일리 연구원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그 이유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의 남획이 어류의 씨를 말렸다"며 부룬디 탄자니아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연안국들의 수자원 관리 정책을 비난해 왔다.

오라일리 연구원의 설명은 이렇다. 최근 50년 동안 탕가니카호 인근 지역의 평균 기온이 섭씨 0.5∼0.7도 상승하면서 호수 수면에 부는 바람의 속도가 30% 떨어졌다. 바람은 원래 수온 차이가 나는 호수 상층부와 하층부를 섞어 수온을 적당히 유지하고 수심이 깊은 곳까지 산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바람이 약해지면서 호수 내 먹이 사슬의 출발점이 되는 이끼와 식물성 플랑크톤이 20% 감소했고, 이들을 먹고 사는 어류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네이처에 따르면 이 지역의 평균 기온은 앞으로 80년간 1.7도나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탕가니카호가 거대한 죽음의 호수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전체 단백질 섭취량의 40%를 탕가니카호의 어류에 의존하는 등 탕가니카호에 기대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근 나라들에겐 재앙이다.

지구상 담수량의 18%나 차지하는 탕가니카호의 생태계가 마비되는 것은 지구 전체 환경에도 적신호가 틀림 없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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