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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3년간 취업자 분석"/ 학원·유흥업등 저부가가치업종만 취업증가 일자리 質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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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3년간 취업자 분석"/ 학원·유흥업등 저부가가치업종만 취업증가 일자리 質 나빠졌다

입력
2003.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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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상황을 극복한 이후에도 학원강사, 건설직, 주점 종업원 등 저부가가치형 업종을 중심으로만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제조업과 생산적인 서비스업종의 일자리 창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자칫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밑바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15일 통계청의 '20개 표준산업별 취업자수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올 7월까지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모두 130만개. 취업자수가 2000년 2,115만6,000명에서 2,245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이중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학원강사·교사 등 교육서비스 산업으로, 이기간 중 33만2,000명이 늘어났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기업들이 신규채용보다 훈련비용이 적게 드는 경력직 채용에 편중, 대기업 공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졸자들이 학원강사로 대거 진출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단기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건설업에 집중되면서 주로 일용직인 건설직도 26만3,000명 늘어났다.

특히 향락산업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룸살롱·단란주점 등이 포함되는 음식·숙박업 부문 취업자도 공식 통계상으로만 10만5,000명 증가했고, 노래방·골프장 등 오락 관련 서비스업 취업자도 7만9,000명 늘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일자리들은 제조업이나 정보처리·연구개발 등 생산적인 서비스업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형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돈의 주인만 바뀔 뿐이거나, 국내총생산 기여도가 작다는 얘기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승택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에도 소위 품질면에서 우수한 일자리(decent job)가 줄고, 상대적으로 소비적인 일자리가 늘고 있다"며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경제 핵심 성장동력인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는 최근 3년여 동안 7만3,000개가 오히려 줄었다. 또 정보처리·연구개발이나 컨설팅과 같은 경영지원 등 사업서비스업은 벤처기업 창업붐에 힘입어 29만2,000개 늘긴 했지만 저부가가치형 일자리 증가속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보다는 내수부양 위주로 경기 살리기에만 주력해왔고, 기업들도 신규투자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연구위원은 "불확실성과 고비용구조로 제조업과 첨단 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만들만한 기업 투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고용시장 왜곡현상이 계속되면 산업구조 선진화나 정부의 신성장동력 육성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연구원 정진호 동향분석실장은 "경기가 살아나면 실업률은 낮아질 수 있겠지만, 새로운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형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향후 더 큰 실업사태를 몰고 올 수도 있다"며 "청년실업 문제도 노사관계의 경직성에서 원인과 해답을 찾기보다는 일자리의 고도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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