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미술의 발견 /정윤아 지음세계 미술의 중심인 뉴욕, 그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아름다움 뒤에 감추어진 약육강식의 법칙과 주도권 쟁탈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이 책은 드러내 보인다. 저자는 8년 간 뉴욕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며 들여다 본 뉴욕 미술시장의 속사정을 알려준다. 20세기 미술의 메카였던 소호가 쇠퇴하고 많은 갤러리들이 첼시로 이동한 사연, 갤러리의 최신 전시 경향, 아트딜러의 신화로 불리는 레오 카스텔리와 메리 분(갤러리 편), 경매장의 가격 조정 음모, 크리스티나 소더비의 주도권 쟁탈전(경매장 편), 휘트니, 구겐하임 등의 유명 미술관은 물론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P.S.1 미술관 등의 최신 동향(미술관 편), 장 미셸 바스키아, 제프 쿤스, , 데미안 허스트 등 뉴욕 미술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작가들(아트스타 편)을 소개한다. "자본이 예술을 잠식하는 가운데서도 언제나 언더그라운드를 지키고 키워낼 줄 아는 에너지야말로뉴욕 미술의 힘"이라는 게 결론이다. 아트북스 1만4,000원.
■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제롬 카르코피노 지음
로마제국 전성기의 시민과 귀족의 일상생활을 고증한 책. 중요 인물들의 행적을 연대기 순으로 추적하는 대신 과거의 풍속이나 음식, 의복 등 생활을 다루는 미시사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
저자인 제롬 카르코피노(1881∼1970)는 프랑스의 역사학자로 권위있는 레종 도뇌르 훈장을 두 번이나 받았다. 이 책은 1939년 출판된 초판을 번역한 것으로 외국에서는 미시사 연구가 오래 전부터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고대 로마시의 건물, 교육제도, 직장, 일과 식사 등을 꼼꼼하게 파헤친다. 이를테면 서기 1세기 제국의 전성기에 인구 100만 명에 이른 로마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5∼6층짜리 주택인 인술라에는 수도와 화장실이 없었다고 한다. 1층에 집주인 등 고급 세입자가 살고, 꼭대기에 사는 사람들이 제일 가난해서 창문 밖으로 변기통을 쏟아 부어서 행인들은 잘 피해 다녀야 했다는 등의 생생한 내용이 돋보인다. 류재화 옮김, 우물이 있는 집, 2만2,000원
■ 손바닥안의 우주/마티유 리카르·트린 주안 투안 지음
불교 승려와 현대물리학자가 과학과 불교의 관계에 대해 나눈 대화를 기록했다. 세포 유전학을 전공한 과학자 출신의 프랑스인 티베트 불교 승려 마티유 리카르는 국내에 이미 번역 소개된 '승려와 철학자'의 저자. 트린 주안 투안은 베트남에서 불교도로 태어나 미국의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천체물리학자이다.
두 사람이 서로 상대의 영역에 대한 궁금증을 묻고 대답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재능 있는 과학의 천재가 인생과 인간관계에서는 실패하는 '지성과 윤리의 괴리'현상에서부터 '우주에는 시초가 있는가' '창조주는 있는가 없는가''불교의 연기론과 양자 역학의 불가분성이라는 개념의 유사성''소립자에 대한 불교의 관심''마음과 육체의 이원성'등 불교와 과학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소화하고 있다. 과학과 불교가 실재를 바라보는 관점과 분석하는 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과학적 연구와 불교의 직관적 통찰에서 나온 지식은 상호 보완적이라는 게 저자들의 결론이다. 이용철 옮김, 샘터,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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