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대행사에서 인턴으로 일한 지 3개월째다. 막상 일해보니 홍보란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대단히 넓은 분야를 다루는 것이었다.홍보는 미디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신문, TV, 잡지 등 대중매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사회 트렌드에 대해 촉각을 세워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출근 첫 날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홍보해야 할 제품을 파악하고 회사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한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일간지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신문사나 잡지사에 보도자료를 보내고,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이벤트를 준비하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값진 경험이 쌓이고 있음을 실감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기사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눈이 생겼다.
인턴을 반드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경영학을 공부하면서부터다. 인문학 강좌만 수강해온 내게 실무에 바탕을 둔 경영학은 신선했다.
특히 마케팅 강좌는 관심이 가고 재미있었다. 마케팅을 통해 제품을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잡게 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책상머리에서 이론만 공부할 게 아니라 직접 실무를 경험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을 하면서 얻은 소득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고, 나는 그간 어떤 경험을 쌓아 왔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이런 저런 회사를 찾아가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봤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몇 주일을 보내고 나서 나를 받아주는 곳을 찾았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실무를 인턴과정을 통해 체험해보니 마케팅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윤곽이 잡힌다. 앞으로의 진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청년실업 시대의 젊은이로서 나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일단 합격하고 보자'는 조급한 마음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고, 미래의 직장을 보는 눈도 기른 것 같다. 인턴 자리는 취업못지 않게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이렇게 인턴을 하는 나는 혜택받은 소수에 속한다. 되도록 많은 젊은이들에게 인턴 기회가 돌아가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이 지 은 이화여대 영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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