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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올가을 아동복| 명품브랜드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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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올가을 아동복| 명품브랜드 진검승부

입력
2003.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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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족 엄마와 함께 간 백화점. "아싸 옷 한벌!" 그러나 기대도 잠시. 진종일 손붙잡혀 끌려다녔지만 엄마옷만 달랑. '날아간 옷'과 무지 아픈 내다리. 속상한 맘에 애꿎은 마네킹만 툭툭. 아뿔싸! 마네킹 팔이 그만 뚝. "엄마 그게 아니고…"당신은 어떤 타입의 부모인지 아래 해당 항목에 동그라미를 치시오.

1. 아이는 쑥쑥 자라니까 굳이 비싼 브랜드 옷 사는 것은 낭비. 시장옷을 입힌다.

2. 넉넉한 치수의 내셔널브랜드 옷을 사서 첫 해는 접어 입히고 다음 해는 제대로 입힌다. 그 다음 해는? 7부로 입힌다.

3. 어차피 애 하나. 두세 아이에게 할 것 한 아이에게 몰아주는 셈치고 고급브랜드 제 사이즈에 맞춰 사 입힌다.

마지막 칸을 선택했다면 당신은 이미 '명품'브랜드들의 VIP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았다고 봐도 좋다.

경기위축으로 성인의류 및 액세서리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는 명품브랜드들이 올 가을 아동복 시장으로 판을 옮겨 진검 승부를 펼친다. '내 아이에게는 무엇이든 최고로 해주고 싶다'는 것이 한자녀 시대 부모들의 열망. "엄마만 명품 입나요? (좋은 건) 아이한테도 줘야지요"라고 속삭이는 명품의 유혹에 당신은 얼마나 무심할 수 있을까.

올 가을 명품아동복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정하실업이 직수입해 판매하는 베이비디올이다. 프랑스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올의 유아복 브랜드.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과 대구 대백프라자에 베이비디올 이름으로 단독 매장을 내고 22일부터 영업에 들어간다. 0∼12세 대상으로 저가 라인인 콜렉션제너럴의 가장 싼 티셔츠가 7만8,000원, 최고가인 익스클루시브 라인 실크원피스는 120만원을 호가한다. 여성복 디올과 똑 같은 디자인 및 색상 컨셉으로 제조되는 중간 라인은 정장 한벌이 68만원에 이른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페라가모키즈도 20일부터 청담동 본점과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 현대백화점 본점 등의 매장에서 선을 보인다. 3∼7세용 신발이 20만원대 중·후반, 2∼9세용 의류는 티셔츠 20만원, 정장 한벌은 50만∼60만원선에 나왔다. 베르사체와 돌체& 가반나의 아동복라인도 가을부터 판매된다. 일정실업이 직수입해 판매하는 브랜드들로 청담동에 일종의 멀티숍 형태로 매장을 냈다. 베르사체영의 경우 재킷과 점퍼류가 50만원대, 바지 20만원대, 니트 30만원대이며 돌체&가반나 쥬니어는 이보다 약 10% 정도 더 비싸다.

국내 아동복중 최고가의 명품브랜드 지향을 선언한 앙드레김키즈도 19일 첫 매장을 청담동에 열면서 가을 아동복대전에 뛰어든다. 티셔츠 10만원, 정장 한벌에 50만∼60만원선이지만 고가의 블루라벨은 정장이 80만∼100만원대, 현재 한정수량으로 예약판매중인 블루 밍크코트가 380만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팀버랜드키즈, DKNY키즈, TSE키즈 등이 올 가을 출시를 서두르고 있으며 버버리는 내년 봄시즌부터 버버리키즈를 들여온다. 또 아르마니의 아동복라인도 상륙시점을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브랜드의 잇단 아동복시장 진출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아동복시장이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동복시장은 지난해말 기준 1조8,000억원 규모를 헤아리며 2000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적게 낳고 최고로 기른다'는 식의 사회분위기가 성장의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대비 50%나 매출감소를 겪을 정도로 불황의 그늘이 짙은 명품업계로서는 눈독을 들일 만한 노른자위 시장인 셈.

앙드레김키즈의 이철희 이사는 "명품브랜드의 경우 성인복 시장은 이제 한계에 왔다고 본다. 대신 아동복은 비교적 경기를 덜 타는데다 갈수록 고급화, 패션화하기 때문에 고가 브랜드군을 축으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품 아동복은 디자인과 색상배합 등 모든 면에서 성인복의 컨셉을 그대로 좇아간다. 버버리의 전통적인 트렌치코트나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D로고를 비롯한 현란한 에스닉풍 색상, 페라가모의 리본장식에 이르기까지 성인복의 축소판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동복을 사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다.

페라가모 마케팅실 박숙경 과장은 "명품족 부모들은 명품소비를 통해 정신적 가치나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하며 이는 아이들을 입히는 방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디자인 동조현상을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대를 이어가며 브랜드 로열티를 생산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박 과장은 "모녀가 함께 원스톱 쇼핑을 하면 매출증대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크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는 아동복과 성인복을 막론하고 일관된 컨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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