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42번가 로이스 극장 매점에서는 치즈 스틱, 닭고기, 콘칩과 프렌치 프라이를 판다. 맨해튼 최고의 멀티플렉스인 소니 링컨 스퀘어에서도 따끈따끈한 프레첼과 머핀을 판다. 그러나 이들 극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간식은 단연 팝콘이다.우리나라에서도 연양갱과 캐러멜을 밀어내고 팝콘이 극장 매점의 최고 아이템이 된 것은 1990년대 후반 멀티플렉스가 하나 둘 생겨나면서. 극장이 멀티플렉스가 되면서 극장의 주전부리도 급격히 미국식을 따라가고 있다. 매점 관객 10명 중 4, 5명은 팝콘을 산다.
멀티플렉스 매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종류는 철저히 규제된다. CGV의 경우 소리가 나면 안 된다, 역겨운 냄새가 강해도 안 된다, 깨질 염려가 있는 유리병은 안 된다, 쏟아질 경우 화상을 입을 수 있는 너무 뜨거운 것도 안 된다 등의 규제가 있다. 때문에 '새우깡'이나 '양파링' 같은 소리 나는 스낵, 뜨거운 커피, 냄새가 강한 피자 같은 것은 매점에서 팔지 않는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오징어도 골칫거리. 버터구이 오징어의 경우 오징어의 역한 냄새를 고소한 버터 향으로 바꿔 극장에 입점했다.
극장에서 파는 팝콘은 집에서 만들어먹는 팝콘에 비해 고소한 버터 향이 강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극장용 팝콘은 버터로 튀기지 않는다. 팝콘용 옥수수를 마가린과 코코넛 오일을 섞은 기름에 튀기며, 여기에 버터 향이 나는 소금을 뿌림으로써 '프로 팝콘'이 완성된다.
그럼 극장에선 왜 팝콘을 먹을까? 옥수수가 많이 나는 미국 문화의 산물이다, 아래턱뼈가 움직일 때 두뇌 활동이 빨라지므로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보도록 하기 위한 상술로 팝콘을 팔기 시작했다, 1시간 30분 동안 먹어도 배부르지 않다, 미국에서 남미식 스낵 나초도 많이 팔리는 것으로 보아 탄수화물과 소금은 장시간 주전부리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등등 각종 '설'이 무성하지만 정설은 없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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