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주미 대사, 강경화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 손지애 CNN 서울지국장. 세 사람이 KBS 국제방송(Radio Korea International·RKI)의 PD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RKI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처럼 세계 주요국이 하나씩 보유하고 있는 해외홍보 라디오 방송이다. 해외에 멀리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수천 ㎞의 원거리에 도달할 수 있는 단파(短波)를 사용한다.
외국에서는 단파방송 마니아층까지 형성될 정도로 청취자층이 넓지만, 국내에서는 대남방송 수신을 막기위해 단파방송 수신기를 널리 보급하지 않아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RKI가 15일로 방송개시 50주년을 맞는다. 현재 RKI는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국어, 서반아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독일어 등 10개 언어로 각각 하루 11시간씩 뉴스와 한국 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RKI는 1953년 8월 15일 '자유대한의 소리(Voice of Free Korea)'란 이름으로 영어방송을 시작한 이래 꾸준히 방송언어수를 확대했고, 현재 120여 개국 4,500만명이 방송을 듣고 있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성장했다. 97년에는 10개 언어로 구성된 인터넷 홈페이지(http://rki.kbs.co.kr)를 개설, 인터넷방송을 병행해 국내외로 청취자층을 넓혔다. 이장수 PD는 "국내에서도 RKI를 통해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RKI가 KBS 방송문화연구소에 의뢰해 해외청취자 1,4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RKI가 한국의 대외이미지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83.1%가 RKI를 듣고 '한국, 한국인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RKI는 15일 WRN(World Radio Network)의 오디오위성 플랫폼을 통해 유럽과 북미, 아시아 태평양,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로 하루 30분씩 방송을 시작하며, 디지털 단파라디오(DRM) 방송도 검토 중이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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