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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의 김 민 준/"내가 조선 최초의 꽃미남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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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의 김 민 준/"내가 조선 최초의 꽃미남이라오"

입력
200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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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하게 고개를 쳐들고 패션 쇼 무대를 누비던 시절이 이 남자에게 있었을까. MBC 무협사극 '조선 여형사 다모'에서 역모 세력 우두머리 장성백 역으로 출연중인 김민준(27)의 몸에선 고생의 흔적이 역력하다. 머리카락은 장성백처럼 헝클어져 있고 뙤약볕 아래 계속된 촬영 탓에 가르마 사이로 보이는 두피까지 새까맣다. 팔뚝과 얼굴은 얼룩덜룩하게 그을렸다. 그는 "평소에도 장성백처럼 산다"고 한다.김민준은 1995년 데뷔 후 패션쇼 무대를 누비던 베테랑 모델. 이동통신 광고에서 '넥타이는 청바지와 평등하다'며 인라인스케이트 타고 출근하는 젊은 CEO가 바로 김민준이었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에서 김희선의 애인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연기로 치면 '다모'가 첫 작품.

장성백 역은 처음부터 그를 위해 비어 있었다. 이재규 PD는 입봉작에서 김민준을 쓰기로 진작에 마음먹고 "장성백은 네가 만들라"고 했다. 다모 출연자 중 가장 먼저 캐스팅된 셈. 그가 생각하는 장성백은 이렇다. "겉으로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머리 속에는 세상을 개혁하겠다는 불 같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 두목이면서 수하들 위에 군림하지 않는 휴머니스트." 웨이브 있는 머리 스타일은 자유로움을 부각시키기 위해 스스로 생각해 냈다. 팬 사이에 그의 별명은 웨이브 장.

후반부로 갈수록 김민준과 하지원(채옥), 이서진(황보윤)의 삼각관계가 부각된다. 채옥과 황보윤의 사랑이 봄비 같다면 "성백과 채옥의 사랑은 소나기 같다"고 표현한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출생의 비밀까지 감춰져 있는 성백의 비극적 사랑에 눈을 떼지 못할 것"이라는 김민준의 예고.

촬영 중 고생은 말도 못할 정도다. 김민준은 "장성백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표현해 내는 정신적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지만 감독의 욕심에 맞추지 못해 현장에서 욕도 많이 먹었다. 와이어 액션이 있는 첫 촬영 때 5m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근육이완 주사를 맞고 곧바로 촬영을 계속 했다. 말발굽에 차인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촬영장에서 물을 5리터 정도는 마시는데 땀을 하도 흘려서 화장실도 안 간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그는 '조선 최초의 꽃미남'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잘 생겼다는 소리는 거의 듣지 못하고 살아왔다"고 말한다. "특이하게 생겼다. 그 개성은 높이 사 준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죠." 하지만 어떠랴. 그에게서는 그저 잘 생긴 배우에게서는 볼 수 없는 내면의 진중함이 배어 나온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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