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의약분업과정에서 해임됐다 지난달말 서울고법에서 무효판결을 받아낸 보건복지부 박기동 사무관(40)이 2년 만에 현업에 복귀했다.복지부는 13일 해임후 20개월간 야인(野人)생활을 하던 박 사무관을 국립보건원 방역과로 발령했다. 서울대 의대출신으로 예방의학을 전공한 박 사무관은 보건사무관으로 특채된 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복지부 내부문서 유출 파문을 일으켜 2001년 9월 해임됐었다. 박 사무관의 이번 발령으로 의약분업 시행과정에서 해임, 정직, 견책 등 처분을 받았던 복지부 5인방이 모두 징계의 족쇄를 풀게 됐다.
실무책임자로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책임을 지고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21개월간 계급승진이 제한됐던 송재성 당시 연금보험국장은 지난해말까지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무보직 상태로 있다 최근 기초생활보장심의관을 거쳐 사회복지정책실장(1급)으로 승진, 명예를 회복했다.
건보파탄 책임으로 징계를 받았던 4명의 국·과장과 달리 박 사무관이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해임을 당한 것은 의사사이트에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비용추계를 담은 내부문서와 의약분업 강행에 따른 부작용을 게재, 의사들을 선동했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당시 복지부 일부 직원들은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박 사무관은 "해임은 벗어났지만 아직 재징계절차가 남아있어 뭐라 할말이 없다"며 주변의 시선을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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