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더 잘 나가요.'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내수불황을 모르는 고성장기업'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내수비중이 높으면서 매출성장률, 이익률 등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농심, 신도리코, 태평양, 한샘, 신세계 등 우량 5개사의 경쟁력 원천과 시사점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2003년 6월 4개기업(올해 상장한 한샘 제외)의 평균시가총액은 6.6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376에서 670으로 1.8배 상승한 것에 비해 3배 이상 주가가 오른 셈이다.
라면시장의 70.9%를 차지하고 있는 식품업계의 강자 농심의 경쟁력은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한 신시장공략(생면류 개발, 생수, 즉석밥 등 관련제품 다각화) 강화, 장수제품들의 브랜드파워를 기반으로 한 정가판매 유도 등 철저한 유통망 관리에서 비롯된다. 신도리코는 170명의 연구인력(종업원의 14%)과 업계 최대규모의 기술연구소 보유를 바탕으로 본업인 사무용 광학기기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것이 강점이다. 리코, 제록스등 글로벌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기술 및 시장을 확대하고, 종업원에 대한 세심한 배려로 외환위기이후 노사분규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태평양은 90년대 중반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한 케이스. 올들어 주력제품위주로 제품군을 재편하고, 치밀한 시장조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히트상품을 내놨다. 헤라, 설화수 등 프리미엄 브랜드 개발로 판매 마진율을 높이고, 전사적 원가절감 운동 및 비핵심공정 외부조달로 부채비율을 98년 125%에서 지난해 말 43%로 낮췄다.
할인점시장의 최강자 신세계는 신선한 식품공급을 위한 첨단 물류시스템 운영, 고객수요와 밀착된 상품구입, 한국적 쇼핑환경 구현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최대 홈인테리어업체로 부상한 한샘은 경쟁업체들이 고가시장에 주력하고 있을 때, 최악의 불황을 겪던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100만원 미만의 중저가시장을 집중공략, 홈인테리어라는 신성장엔진을 준비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현 연구원은 "장수기업들은 호황이건 불황이건 지속적으로 기업체질을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불황기에 우수한 인재를 모으고,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호황기가 도래했을 때, 일거에 도약하는 역 발상 경영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