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측의 이석형 변호사와 문모 비서는 13일 "권 전 고문은 현대 돈을 받은 적이 없으며 김영완씨가 도둑맞은 돈이 바로 현대 돈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 변호사 문답
―110억원은 왜 모금했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3월초 '이번 총선은 깨끗하게 치러야 하니 문제 있는 돈은 받지 말고 모자라면 빌려서 선거를 치르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권 전 고문이 친분이 있는 4, 5명에게 50억원과 수십억원씩 100억원을 빌리고 김영완씨에게 10억원을 빌렸다. DJ가 직접 110억원을 빌리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다. 김옥두 당시 총장에게 물어 보니 110억원을 당에 정식 입금해 선관위에도 신고하고 각 지구당에 통장으로 입금시키는 등 적법 처리했다고 한다. 권 전 고문이 사후에 110억원 차용 사실을 DJ에게 보고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야 보고했겠나."
―누구에게 빌렸나.
"밝히기 어렵다. 기업체는 아니다. 사업가도 있고 아는 분들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개인이나 동료 의원들에게 빌리는 경우가 흔하지 않나. 일부는 차용증도 있다고 안다."
―왜 김영완에게 10억원을 빌렸나.
"김씨가 현대측이 100억원을 준비했다고 했지만 앞에 말했던 DJ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받지 않았다. 권 전 고문은 돈이 부족해 김씨에게 '자네가 돈이 많으니 10억원을 빌려 달라'고 한 것이다."
―빌린 돈은 갚았나.
"전체의 80%는 당에서 갚았는데 김영완씨에게 빌린 10억원과 다른 곳에서 빌린 20억원은 갚지 못했다."
―검찰에선 권 전 고문이 현대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말만 믿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전 회장은 정몽헌 회장 조문도 안 올 정도로 국민의 정부와 정 회장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 권 전 고문은 대북사업과 관련해 압력성 발언이나 알선 청탁을 한 적도 없다."
◆문모 비서
"이번 사건은 이익치씨가 물고 늘어지고 있다. 정몽헌 회장의 진술도 없고, 김영완씨 자료도 없다. 이 전 회장은 '권 전 고문이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김씨 등과 만나 총선 때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는데 공개 장소에서 그런 말을 할 리가 있느냐. 이 전 회장은 또 1999년 11월 권 전 고문이 입원했을 때 정 회장과 함께 와서 봉투 1개를 전달했다고 했다는데 권 전 고문은 당시 입원한 적이 없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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